경북도내 곳곳 설치되는 '출렁다리' 놓고 갑론을박

  • 오주석
  • |
  • 입력 2023-09-10 20:01  |  수정 2023-09-10 21:39  |  발행일 2023-09-11
전국 200여개 중 경북에만 40개 넘어

긍정...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

부정...무분별한 난립이 산림 등 자연 훼손
경북도내 곳곳 설치되는 출렁다리 놓고 갑론을박
영천시 보현산 댐 출렁다리를 찾은 관광객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영천시 제공>

경북지역 곳곳에 경쟁적으로 설치되는 출렁다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 유치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무분별한 난립으로 당초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자연 훼손, 안전 문제 등의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경북 영천에 총연장 530m 길이의 보현산 댐 출렁다리가 개통했다. 충남 탑정호 출렁다리(600m)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보현산 댐 출렁다리는 별을 형상화한 주탑에 경관 조명까지 갖춰 지역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천에 사는 이모(47) 씨는 "지난주에 보현산댐 출렁다리를 찾았는데 인근 주차장이 모두 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라며 "바닥 부분이 철망으로 뚫려 있어 다리를 건너는 순간이 흥미로웠고 전망대 등 부대시설도 깔끔해 좋았다"고 말했다.


경북도내 곳곳 설치되는 출렁다리 놓고 갑론을박
지난달 개통한 보현산댐 출렁다리 전경.<영천시 제공>
이번에 조성된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댐 주변의 수려한 경관 감상에다 탐방로 2.5㎞를 산책할 수 있어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출렁다리의 관광효과에 힘입어 경북지역 일선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출렁다리를 설치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오는 10월에 흥해읍 곡강리와 양덕동 경계에 자리 잡은 천마저수지에 출렁다리를 포함한 둘레길을 개통할 예정이다. 50m 길이의 출렁다리와 수변 산책로 등 조성에 사업비 18억원을 투입했다.


최근 구미시도 형곡 전망대 출렁다리 설치 추진 방침을 밝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전국에 분포한 출렁다리 수는 200여개로 추산된다. 경북에는 올 6월 말 기준, 설치된 출렁다리는 모두 4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출렁다리를 설치하자, 관광 콘텐츠의 평준화와 환경 파괴, 관리 소홀로 인한 안전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해 초 영주, 상주, 칠곡, 울진에 설치된 출렁다리 안전실태를 점검한 결과, 안전점검 소홀, 공공시설 관리를 위한 조례 미제정 등 안전관리 미흡 사항 16건을 적발했다. 여기다 개통 초기에는 관광객이 몰리는 반짝 특수를 누리지만, 희소성이 없는 탓에 평범한 관광자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대구의 한 관광분야 전문가는 "경북에 출렁다리가 40개 있다는 것은 특별한 관광상품은 아니다는 의미다. 지자체가 관광객이 흥미를 가질만한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한다면 중복투자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