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양승태, 1심서 "정치 세력의 공격" 최후진술…12월22일 판결 선고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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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5 17:27  |  수정 2023-09-15 17:29  |  발행일 2023-09-15
사법농단 양승태, 1심서 정치 세력의 공격 최후진술…12월22일 판결 선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법농단'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재판 최후 진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정치 세력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2018년 9월13일 법원의 날 기념식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축사를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는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으로 인해 사법부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고 했다.

 

이어 "조사 결과를 외면한 채 수사를 더 해 찾아내야 한다는 것으로, 일국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사법부의 심장인 대법원 중앙홀에 와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비롯한 많은 법원 가족을 앞에 두고 축사라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전례 없이 참석한 것은 이 말을 하기 위한 것이 틀림없으며, 이는 당시 정치세력이 줄곧 갖고 있던 생각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토로했다.

검찰도 직격했다. 그는 "음흉한 정치세력이 바로 이 사건의 배경으로, 검찰이 수사라는 명목으로 그 첨병 역할을 한 것"이라며 "그동안 법원에 의해 수시로 수사 제동이 걸리는 일로 불만이 쌓여있던 차에 사법부를 공격함으로써 민주적 헌정질서 위협한다면 심각함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이어 "수사 상황이 중계하듯이 보도되고 재판거래니, 블랙리스트니, 비자금 조성이니 들어보지도 못한 온갖 허황되고 왜곡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지면을 장식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검사들은 피고인들을 묶을 프레임을 짰고, 그 속에 모든 사실관게를 견강부회해 억지로 꿰어 넣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법부를 초토화해놓고 이 모두가 법관 독립을 위한 것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다. 재임 동안 일어난 일로 인해 새삼 깊이 사과드린다"고 20분 동안 이어진 최후진술을 마무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여러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9년 2월11일 구속기소됐다. 기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 수사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47개 범죄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22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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