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윤 대통령의 글로벌 격차 해소 비전, 그 가치와 실현의 길

  •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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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5  |  수정 2023-09-25 07:00  |  발행일 2023-09-25 제22면
韓, 국제간 디지털격차해소
인프라 구축에서 경쟁우위
정보통신기술 최강국으로
디지털전환 성공지원가능
기술확산·인류공영에 기여

[아침을 열며] 윤 대통령의 글로벌 격차 해소 비전, 그 가치와 실현의 길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기조연설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경고,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 의지,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지 호소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심화되고 있는 개발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등 3대 글로벌 격차 문제를 지적하고, 격차 해소를 위한 한국의 적극적 의지와 방향을 표명하였다. 글로벌 격차 해소는 인류공영을 위한 시대적 소명이고, 한국은 이 시대적 소명에 선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3대 글로벌 격차 해소 비전은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한국은 현재 갖고 있는 역량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 3대 글로벌 격차 해소를 가장 실효성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선도국가가 될 수 있다. 둘째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전략은 한국의 성장 동력과 경제영토 확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면서 인류공영에 기여하는 품격 높은 선진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먼저 개발격차 문제를 보자, 세계은행에 의하면, 2021년 현재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빈곤 인구가 7억1천100만명이고,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은 70년의 짧은 역사로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유일한 국가이다. 우리는 성공적인 산업화 전략과 새마을 운동 등으로 빈곤의 늪에서 탈피하여 '자립경제의 길'을 개척해 왔다. 빈곤의 늪에 빠져 있는 국가는 원조자금만으로는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많은 역사적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고기를 잡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금과 물자 중심의 원조 시스템인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 스스로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자기개발원조(SDA)'가 필요하다. 나는 2011년에 '자기개발원조(SDA)'라는 새로운 개도국 지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에 기초하여 한국의 성공적인 산업화 경험과 새마을 운동을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현지화할 수 있는 개도국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영남대학교에 '박정희 스쿨'을 설립한 바 있다. '자립경제의 길'을 열 수 있는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실효성 있는 개도국 지원 방식이고, 이것은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개도국에서 친한파가 양성될 것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외교적 지지, 시장 개척, 풍부한 천연자원 확보로 이어지면서 국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매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불안해하고 있다.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개발은 물론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CFE)를 폭넓게 활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국제 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도 한국은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 최강국으로 개도국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교육, 금융, 보건 의료, 시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기술의 세계적 확산을 의미하고, 우리는 이를 통하여 인류공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의 경제영토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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