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일 때 내가…" 범죄담·수감경험 미화 '조폭 유튜버' 활개

  • 양승진,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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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5 20:35  |  수정 2023-10-10 18:35  |  발행일 2023-10-06
경찰, 작년 전수조사서 11명 확인
구독자 10만명 넘어선 사례도
10대, 관련 콘텐츠 무방비 노출
"모방범죄 등 우려, 제재 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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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만명을 보유한 조폭 출신 유튜버 A씨가 자신의 채널에서 과거 자신이 경찰에 진압당했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쳐

조직폭력배의 일상과 범죄 행각을 다루는 '조폭 유튜버'가 증가하면서 청소년 모방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경찰청이 지난해 9월 한 달간 전수조사해 파악한 조폭 유튜버는 11명이었다. 지난 2019년 첫 전수조사 당시 3명에 불과했던 조폭 유튜버가 4년 새 크게 늘었다.

경찰은 범죄 무용담을 자랑하거나 조폭 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들을 '조폭 유튜버'로 분류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직 조폭 출신으로 유튜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트위치와 같은 개인 방송 플랫폼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주로 조폭 입문 방법, 범죄 무용담, 마약 범죄 경험 등과 같은 대부분 상식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난 콘텐츠를 다룬다.

이들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조회 수를 끌어모아 수익을 창출한다. 전직 조직폭력배 출신 유튜버 A씨는 자신의 과거 폭력 전과나 구치소 생활 등을 콘텐츠로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의 방송에서 흉기를 꺼내 보이는 등 폭력적인 영상을 게시했는데 이 영상은 약 2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주점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자신을 성매매 전과자 출신이라 소개한 유튜버 B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한 조직 두목의 장모 칠순 잔치에 찾아가 욕설을 내뱉고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그대로 내보냈다. B씨의 유튜브 채널은 사건 이후 삭제됐다.

우려되는 점은 청소년이 조폭 관련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18년 100명이었던 10대 조직폭력배 검거 인원은 지난해 210명으로 110%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기도 하다. 전문가들도 가치관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10대 청소년이 조폭 유튜버의 영상을 자주 접할 경우, 범죄 모방이나 조폭 세계에 발을 들일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장철영 대경대 경찰탐정학과 교수는 "청소년이 조폭 유튜버가 제작하는 영상을 접하지 않도록 제도적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법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독일의 경우 SNS에서 범법 요소가 있을 경우 사업자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 법·제도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집계한 조폭 범죄 검거자 수는 전국적으로 올해 들어 지난 5월 기준 총 1천264명이다. 이 중 10대가 46명(3.6%), 20대가 372명(29.4%), 30대가 360명(28.5%)으로 60% 이상이 30대 이하였다.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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