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나는 어땠을까?"…MZ세대의 '학생생활기록부 인증샷' 문화

  • 정지윤,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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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9  |  수정 2023-11-11 11:06  |  발행일 2023-10-09 제2면
지난 7월부터 9월19일까지 148만 여건 발급, 지난해 보다 3.2배 증가
정부24 홈페이지를 통한 '쉬운 발급'…한때 홈페이지 오류 발생
전문가 "스스로에 대해 확신하기 위한 노력"

 

학창 시절 나는 어땠을까?…MZ세대의 학생생활기록부 인증샷 문화
학생생활기록부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MZ세대들 사이에서 '초·중·고등학생 학생생활기록부'를 발급 후 인증샷을 올리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학생생활기록부에는 초·중·고등학교의 성적, 출결 등이 담겨 있다.

 

지난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지난 9월19일까지 정부24와 무인 민원창구 등을 통해 발급된 생활기록부는 148만3천87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6만6천182건)과 비교 시 3.2배 늘어났다.

생활기록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쉬운 방법'으로 발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직접 모교를 방문, 동사무소 창구를 방문해 모교에 팩스 요청하는 방법 등을 통해 생활기록부를 열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1984년생부터 정부24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발급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소식에 지난달 5일 정부24 홈페이지에 일시적으로 접속자가 몰리면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해수(여·28)씨는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생활기록부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모교에서 발급받아야 하나 했는데, 온라인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면서 "간단한 인증을 통해 쉽게 받을 수 있어서 편했다. 오랜만에 학창 시절 생각도 났다"고 했다.

학생생활기록부 내용 중 MZ세대가 주목하는 건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항목이다.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에는 담임 선생님이 학생의 성격·행동 특성 등에 대해 적은 내용이 담겨있다. 이들은 해당 부분의 내용을 인스타 등 SNS에 인증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생활기록부 태그 글은 1만 건을 넘어섰다.

황종혁(25)씨는 "학창 시절 내가 어땠는지가 궁금한 적이 많았다. 유행에 동참하기 위해 학생생활기록부를 발급받아봤다. '매사에 진취적이다' '교우관계가 원만하다'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면서 "해당 부분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추억도 생각나고 좋은 시선으로 평가해주신 담임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경우 '개인에 관한 관심이' 높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사회에 관한 관심이 높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개인에 관한 관심이 높다"면서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읽어보며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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