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대세로 자리 잡은 '5만원권'…경제적 부담 토로하기도

  • 정지윤
  • |
  • 입력 2023-10-14 09:00  |  수정 2023-10-13 18:38  |  발행일 2023-10-13
지난 8월 말 전체 화폐 발행 잔액 가운데 5만원권 비율 88.1%

지난 2009년 첫 발행 당시 점유율 7.7%, 꾸준히 늘어 지난 2017년 80% 돌파

인기 이유 '물가 상승' '경제 규모 확대' 등 … 경제적 부담 심각하다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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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모 확대, 물가 상승 등으로 사용하기 편한 고액권 수요가 늘면서 5만원권이 화폐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5만원권'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전체 화폐 발행 잔액 176조8천억 원 가운데 5만원권 지폐는 155조7천억 원으로 88.1%를 차지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발행해서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의미한다.

화페발행잔액에서 5만원권의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 첫 발행 당시에는 점유율은 7.7%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2011년 8월에는 50%로 늘어났으며, 지난 2017년 11월에는 80%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 2021년 6월 85%를 넘어섰다.

다른 지폐들의 경우 계속해서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1만원권의 경우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1만원권 발행 잔액은 15조6천억 원으로 전체의 8.8%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5만원권 발행 직전인 지난 2009년 5월에는 86.6%에 달했다. 5천원권과 1천원권의 경우 1만원 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5천원권의 경우 8월 말 기준 1조4천억 원으로 0.8%, 1천원권은 1조6천억 원으로 0.9%에 불과했다.

5만원권 인기가 높아지는 건 '물가 상승' '경제 규모 확대' 등으로 분석된다. 사용하기 편한 고액권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 직장인 남다은(여·36)씨는 "현금을 사용할 때면 다른 지폐보다 5만원권을 더 많이 사용한다. 5만원권 사용 시에는 결제도 빠르다"면서 "축의금을 낼 때도 천 원짜리 10장보다 5만원짜리 두 장을 건네는 게 서로 편하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5만원의 인기가 커진다는 건 물가가 높아졌다는 의미라는 것. 학부모 정모(여·45)씨는 "물가 상승으로 물건 금액, 사용료 등이 커지다 보니 사용하기 편한 5만원권이 인기가 높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물가가 부담스럽다"면서 "또 용돈, 경조사비 등 현금 사용 시 5만원이 기준이 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심하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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