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속인 전청조의 시그니엘과 벤틀리…재력 과시는 전형적 사기수법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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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7 21:43  |  수정 2023-10-27 22:02  |  발행일 2023-10-27
전청조, 주거지·車·출생·인맥 등 '부의 상징'으로 치장

과거 낸시랭 前남편 ·청담동 주식부자도 같은 수법
남현희 속인 전청조의 시그니엘과 벤틀리…재력 과시는 전형적 사기수법
롯데 시그니엘.  롯데 호텔 홈페이지 캡처
펜싱 메달리스트 남현희를 속인 전청조는 '부자 인증서'를 과시했다.

전청조는 자신을 재벌 3세라며 사람들을 속였다. 그 방법으로 '그녀'는 집과 차를 택했다. 전청조는 롯데 시그니엘에 살면서 남현희에게 벤틀리의 SUV인 '벤테이가'를 선물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승마를 전공했고 세계적인 사업가와의 인맥도 자랑했다. 전청조에게 이것들은 부자 인증서였다.

롯데 시그니엘은 호텔과 레지던스 등으로 구분되는데, 주거용으로 분양되는 레지던스는 총 223세대로 42층부터 71층까지다. 42층에는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위치하며며, 미팅룸과 파티룸, 실내 골프연습장, 라운지 등도 갖추고 있다. 또한 68층부터 71층은 복층 구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호실당 분양가는 42억 원에서 370억 원에 달했다. 관리비는 평수에 다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20만 원에서 400만 원을 웃돈다고 한다. 가수 김준수와 배우 조인성, 황재균-지연 부부 등 유명인들과 재벌가 자제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이름 났다. 전청조는 시그니엘을 단기로 임대했고 현재는 퇴거 상태라고 알려졌다.

남현희 속인 전청조의 시그니엘과 벤틀리…재력 과시는 전형적 사기수법
벤틀리의 SUV '벤테이가' 벤틀리 홈페이지 캡처
전청조가 남현희에게 선물한 벤테이가는 영국의 자동차 회사 벤틀리에서 제작·판매하는 자동차다. 벤테이가의 판매가는 2억 원 후반이다. 벤틀리는 럭셔리 자동차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만 775대가 팔렸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전청조는 본인을 미국에서 태어난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주장했다. '부자 스포츠'인 승마까지 곁들였다. 이 역시 거짓이다. 전청조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승마를 전공한 적도 없다. 남현희에게 접근한 것도 자녀에게 부자 스포츠 펜싱을 가르키려는 부유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단계라는 추측도 적지 않다. 또 전청조는 경비원을 고용해 데리고 다녔다. 여러 명의 경호원을 대동해 해변가를 거닐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전청조처럼 주거지·자동차·출생·인맥 등 부(富)의 상징을 내보이는 것은 사기꾼들의 흔한 수법이다. 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의 남편 역시 낸시랭에게 "마카오에서 태어난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속이며 배우 장자연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물론 모두 거짓이다. 과거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졌던 이희진씨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씨는 가상화폐 3종목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매도해 총 897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낸시랭의 사건을 맡은 손수호 변호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파라다이스 그룹은 호텔과 카지노 등 사업을 해 다른 재벌가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이다. 파라다이스 그룹을 언급하는 것은 사기꾼들의 래퍼토리"라며 "재력 과시를 한 것도 하나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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