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4] 상주의 2차전지 산업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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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7 08:30  |  수정 2023-11-17 08:31  |  발행일 2023-11-17 제18면
2차전지 클러스터 산단 '착착'…K배터리 핵심 거점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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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 전경. 상주시는 청리일반산단 인근에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전국에서 한 손에 꼽히는 농업 도시'. 경북 상주시에 붙은 이 수식어는 상주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농업 경쟁력은 높지만, 다른 산업은 내세울 것이 없는 불균형한 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방증이다. 탄탄한 농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첨단산업까지 육성한다면, 상주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상주시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2차전지 산업 육성에 뛰어든 이유다. '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4편에서는 상주의 미래 먹거리이자 산업 다각화를 위한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알아본다.

2차전지 분야 '블루오션 신소재' 주목
발빠른 행보로 SK 음극재 공장 유치

공성면 일대 2차전지 산단 조성 계획
2030년 완공 목표 사업 절차 진행 중
새빗켐 투자 이어 45개사 '입주 의향'

정주여건 향상 위해 임대주택 늘리고
시립도서관·산후조리원 건립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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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상주시와 경북도는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SK머티리얼즈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상주시 제공>
◆ 상주시와 SK그룹의 만남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상주시는 SK머티리얼즈〈주〉가 화학업종으로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곧이어 상주시는 SK머티리얼즈가 지으려는 공장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상주시는 SK머티리얼즈를 찾아가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 입주를 권유했다.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상주의 이런 발 빠른 행보는 결국 같은 해 9월 결실을 보았다. 상주시와 경북도는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주〉, SK머티리얼즈〈주〉와 함께 8천5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의 주된 내용은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에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었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미국의 배터리 음극재 특허 전문기업인 '그룹14 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와 SK머티리얼즈가 함께 세운 합작회사다. 차세대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를 연구,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생산과 판매까지 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등은 이날 협약식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또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상주시와 경북도는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등이 추진하는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투자 약속은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해 음극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음극재 생산 공장은 올해 안에 음극재 생산을 목표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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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빗켐 투자 유치에 성공한 강영석(왼쪽) 상주시장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 2차전지 산업 육성 본격화

SK그룹과의 만남을 계기로 상주시는 2차전지 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공약의 핵심은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한 공성면 용안리 일원에 2차전지 산업이 집약된 신규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상주시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상주시는 지난해 8월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올해 2월에는 SK에코플랜트〈주〉와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어 지난 6월 투자경제과 안에 2차전지클러스터조성 TF팀을 만들었고, 같은 달 상주 공성면 면민회관에서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사전 주민설명회도 열었다. 땅 주인들의 토지개발 동의율도 지난 산업단지 지정계획 신청요건인 50%를 훌쩍 넘어섰다.

그동안 노력의 성과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상주시는 지난 8월 시청 대회의실에서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개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최종보고회에는 공성면 용안리 일대에 2차전지 특화 산업단지 조성, 산·학·연 연구개발 활성화 및 인력 양성, 강소기업 육성 등을 통한 생태계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상주 이차전지클러스터 최종보고회
지난 8월21일 상주시청에서 진행된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개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모습.<상주시 제공>
이런 준비 끝에 상주시는 지난달 경북도에 '산업단지 지정 계획(안)'을 신청했다.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공성면 용안리 일대에 192만3천㎡ 규모로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계획안의 골자다. 사업비는 산업단지 조성에만 3천800억원, 주변 도로 등 인프라를 만드는데 1천100억원 안팎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주시 자체 조사에서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에는 2차전지 등과 관련한 45개 기업이 입주 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시는 내년 1월 산업단지 지정 계획(안) 신청에 관한 결과가 나오는 대로 특수목적법인 설립, 조례 제정, 의회 승인 등의 절차를 밟은 계획이다. 상주시의 2차전지 클러스터 산단 완공 목표는 2030년까지다.

이와는 별도로 상주시는 올해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주〉새빗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상주시와 경북도는 지난 9월 새빗켐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새빗켐은 500억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상주일반산업단지 안에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탄산리튬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새빗켐은 또 공장 건설 과정에서 지역 업체를 우선 이용하고 지역인재 100명의 채용 등도 약속했다.

◆ K-배터리 벨트의 중심으로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는 상주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다. 현재 상주는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청리면 마공리·129만㎡), 상주한방일반산업단지(은척면 남곡리·76만㎡), 상주일반산업단지(헌신동·39만㎡)를 비롯해 7개 농공단지를 갖추고 있다. 상주시는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상주청리일반산업단지 인근에 들어서는 만큼 두 곳을 묶어 2차전지 산업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상주시가 미래 산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2차전지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2차전지 중에서도 작고 가벼우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전지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2차전지 4대 소재는 크게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나뉜다.

상주시는 2차전지 신소재인 실리콘 음극재에 주목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는 기술 개발이 거의 한계에 도달하며 시장도 포화상태다. 반면 음극재는 양극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이다.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며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음극재 원료로는 흑연이 많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충전이 가능한 실리콘이 쓰이고 있다.

상주시는 2차전지 산업 육성에 많은 장점을 가진 도시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산영덕고속도로가 만나는 낙동분기점(JC)을 중심으로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며, 내륙 한가운데 위치해 전국 어디서든 접근이 쉽다. 또 낙동강을 끼고 있어 산업 용수 공급도 용이하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상산전자고, 상주공업고 등을 필두로 2차전지 전문인력 양성도 가능하다.

상주시는 앞으로 2차전지 산업에 종사할 젊은 청년들을 위해 청년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상주시립도서관과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등도 추진하는 등 상주의 정주환경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국내외 2차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전략 및 실행 로드맵 수립으로 기업 유치와 투자를 이끌어 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는 게 1차 목표"라며 "한발 더 나아가 상주를 청주와 포항, 울산을 연결하는 K-배터리 벨트의 핵심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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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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