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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에서 공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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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모씨의 자취방 인테리어. 독자 제공 |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공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취향이 담긴 공간에 머물고 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최근에는 공간을 뜻하는 스페이스(space)와 정체성을 의미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합친 '스페이스덴티티'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Z세대는 공간을 중시하는 이유는 '차별된 개성'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스스로를 남다르다고 여기는 Z세대에게 자신만의 '개성'은 중요한 부분이다. 공간의 경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자신을 세부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대구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24·여)씨는 "공간은 비슷한 구조라도 조명과 벽지, 심지어는 작은 소품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확 바뀐다"면서 "어떤 요소보다 자신만의 특성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취방 등 개인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방문한 숙소, 카페 등을 인증함으로써 자신을 나타내기도 한다. 최근 노모(23·여)씨도 연말을 기념해 자신의 취향과 부합하는 숙소를 예약했다. 노씨는 "고가의 숙소라도 취향에 부합하는 곳은 반드시 방문해 SNS에 기록하는 편이다"면서 "잠시 머무는 곳이라도 내 취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젊은 세대의 전략이라 설명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Z세대의 경우 무한 자유 속에 놓여진 세대지만 한편으로는 입시, 취업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세대다"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나타내기 위해 '공간 경험'을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고 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