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겨울 어떻게 보내나요? <2> 실외파 (1) 운무 가득 설산·불빛 반짝 도심 "추위가 무슨 대수랴!"

  • 노진실,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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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5  |  수정 2023-12-15 07:58  |  발행일 2023-12-15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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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기자

"어쩌면 우리는 태생적으로 유목민인데 여정 중간에 갑자기 멈춰 버린 게 아닐까. 우리가 자유의 의미를 움직임과 이동, 유랑이라고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어쩌면 그래서인지 모른다."

우리에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많이 알려진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책에 나오는 한 문장이다. 인간을 '여정 중간에 멈춰버린' 유목민적 존재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메모를 해놨다. 그렇다면 나와 당신은 지금 삶의 여정 어디쯤 멈춰서 있는 걸까.

현대인 대다수는 이제 목축을 하며 옮겨 사는 사전적 의미의 유목민은 아니다. 하지만 올가 토카르추크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는 유랑의 본능이 남아있을지 모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몸이 묶여 있지만, 가끔씩 나를 묶은 줄을 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 유랑 본능이 있는 우리에게 겨울의 추위가 무슨 대수랴. 용감하게 집 밖을 나서면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멋진 광경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겨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산'이다. 산에는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 그래서 겨울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을 때면 산을 찾는다. 겨울 산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 중 하나가 '캐나다'다. 그 나라의 높은 산엔 어느 계절이든 대개 눈이 있으니까. 캐나다 서쪽 도시 밴쿠버 도심에서 '시 투 스카이 하이웨이(Sea to Sky Highway)'라는, 이름도 멋진 도로를 달린다. 휘슬러로 가기 위해서다. 그 길은 마치 밴쿠버의 바다에서 높은 산이 솟아있는 하늘까지 이어져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렇게 달려 휘슬러에 가까워질수록 공기는 한층 서늘해지고 상쾌해진다. 곧 운무 사이로 설산(雪山)이 고개를 내미는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 내가 다른 세상에 왔다는 걸 깨닫게 된다. 마침내, 겨울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강렬한 겨울의 이미지로 각인된 그곳은 자주 갈 수 없기에 더 아쉽고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캐나다 설산 주변의 그 서늘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경북에도 있다. 바로 백두대간의 뛰어난 자연과 수려한 산세를 만날 수 있는 경북 북부지방이다.

그중에서도 문경새재는 산을 배경으로 겨울을 느끼며 걸어보기에 좋은 곳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드는 가을에 문경새재를 많이들 찾지만, 겨울에는 또 다른 매력을 내보이는 곳이다. 그곳에선 도시와는 사뭇 다른, 광활한 자연에 둘러싸인 '산의 겨울'이 우리를 맞이한다. 특히, 관광객이 적은 평일에는 좀 더 조용하게 겨울 산과 조우할 수 있다. 길을 걷다 만나는 크고 작은 돌과 솔방울이 겨울의 운치를 더한다.

깊은 산에 들어가 겨울 산의 정취를 느껴보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대도시 한가운데에서도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다.

아마도 도심의 겨울은 '빛'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12월이 되자 대구 도심 곳곳이 경관조명을 밝히고 연말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다.

'실외파'의 겨울나기는 걷는 것부터 시작된다. 겨울이 찾아온 경북의 산과 대구의 도심 속을 걸어봤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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