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겨울 어떻게 보내나요? <2> 실외파 (2) 산에는 '먹' 물들고, 도시엔 '빛' 물든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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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5  |  수정 2023-12-15 09:36  |  발행일 2023-12-15 제12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문경새재의 겨울 산.

겨울은 고요한 깊은 산에도, 빌딩 숲의 대도시에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대구·경북에서는 서로 다른 매력의 겨울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쌀쌀한 날씨 때문에 겨울은 선뜻 나들이를 나서기에 부담스러운 계절이다. 그래도 겨울에만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포기할 순 없다. 겨울이 온 경북의 산과 대구의 도심 속을 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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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겨울-문경새재


전동차 타는 것도 좋지만 자연 만끽하려면 걷는 게 좋아
검푸른색·회색 어우러진 산…멀리서 보면 한 폭의 수묵화

12월 중순 찾아간 문경새재의 공기는 조금 전 떠나온 대도시의 공기보다 조금 더 차가웠다. 주변의 높은 산들 때문일 것이다. 시선은 지금껏 내내 고정돼 있던 땅에서 비로소 하늘로 향한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휘슬러를 찾아가는 길에 보고 느낀, 늘 그리워했던 그 청량함의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문경새재는 백두대간 마루를 넘는 고개를 일컫는다. 문경새재의 '새재'에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이화령)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에서는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겨울 산을 걷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시와는 사뭇 다른 광활한 자연에 둘러싸인 '산의 겨울'이 설레는 듯한 표정이었다. 걷는 게 부담스러운 이들은 귀엽게 생긴 '문경새재 전동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선 천천히 걷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얼굴에 부딪히는 찬 공기가 나쁘지 않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문경관문 제1관문인 주흘관. 문경관문 중 제1관문은 주흘관, 제2관문은 조곡관, 제3관문은 조령관이라고 한다. 관문을 넘어서면 드넓은 공간과 산책로가 모습을 내민다. 산책로는 1~3관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사람은 1관문에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주변을 다녀오는 것으로 산책을 마무리하면 되고, 아니면 2·3관문까지 좀 더 깊숙이 들어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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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입구에서 만난 겨울 절경.

문경새재를 걷는 동안에는 웅장한 산이 앞에도, 옆에도 우뚝 솟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봄과 여름, 가을 산과 달리 겨울 산은 색감이 많이 배제된 모습이다. 색이 빠진 자리에는 기품이 서렸다. 검푸른 색과 회색이 어우러진 겨울 산은 먹의 농담(濃淡)만으로 그 깊이를 표현한 한 폭의 수묵화 같다. 그래서 먼 산을 바라보고 걸으면 마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문경새재는 사적 제147호로 지정된 문경관문을 비롯해 지방유형문화재 제145호인 신길원 현감 충렬비, 옛날에 산불을 막기 위해 세워진 '산불됴심' 비(지방문화재자료 제226호) 등 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또 과거 문경새재를 지나갔던 그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만큼이나 역사적인 이야기도 곳곳에 남아있다. 걷다 보면 자연스레 그 흔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과거의 이야기들은 현재를 걷고 있는 이들의 길동무가 돼 준다. 겨울의 개울도 꽤 절경이었다.

걷다가 지치면 벤치에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다. 커다란 돌탑 옆으로 작은 아기 돌탑들이 쌓여 있었다. 사람들은 돌을 쌓으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빌었을 것이다. 작은 돌탑 맨 꼭대기에 올려진 솔방울이 겨울의 운치를 더했다. 문경새재와 그 주변으로는 옛길박물관과 자연생태박물관, 오픈세트장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어 풍부한 겨울 여행을 즐겨볼 수 있다.

◆도시의 겨울-대구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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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아트센터 일원에서 진행되는 '산타마을 빛 축제' 모습.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도시의 삶 위로하듯 반짝이는 야간 조명…겨울 포근하게 만들어
즐길 거리 찾는다면 어울아트센터 '산타마을 빛 축제'도 가볼만

도심의 겨울은 '빛'과 함께 찾아온다. 봄 꽃과 가을 낙엽이 사라진 그 자리를 겨울에는 빛이 대신한다.

도심 여기저기에서 반짝이는 야간 조명은 연말에 보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다.

대도시에서 겨울에 아름답게 불을 밝힌 길은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이 함께 찾아갈 만한 로맨틱한 장소가 돼 왔다. 해마다 겨울이면 불빛 아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은은한 조명 불빛은 차가운 도심의 겨울 밤을 보다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불빛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신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 반짝임이 잠깐이나마 지친 도시인의 삶에 위안이 돼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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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경관조명 점등 테스트가 실시되고 있다. 〈영남일보 DB〉

올해도 연말연시를 맞아 대구의 주요 공원 등에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대구의 명소가 되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앞 가로수길에는 이달 초 은하수 조명과 볼 조명 등이 설치됐다.

또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시청앞 광장, 북구 칠곡중앙대로, 서구 그린웨이 등 시내 곳곳의 가로변에도 다양한 디자인의 조명이 설치됐다. 경관조명은 연말연시 기간 동안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거리를 밝힌다.

이맘때 저녁 도심에서는 은은한 불빛과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다. 거리를 걷다 보니 은빛과 붉은 빛, 푸른 빛으로 빛나는 경관조명 아래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지난 9일 저녁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여·28)씨는 "12월이 되면 시내 공원의 불빛 아래를 걸으며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느끼곤 했다. 오늘은 혼자 걸었는데, 며칠 뒤에 친구들과 다시 한번 찾아가 볼 생각"이라며 "직장인이어서 따로 겨울 여행을 가기가 힘들다. 그래도 연말에 거리의 불빛을 보면 잠시 여행을 온 것처럼 설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6세 아들과 크리스마스 트리 구경을 나왔다는 한 30대 주부는 "겨울이라고 집 안에만 있기 답답하고, 밖에 나오면 대형 트리를 볼 수 있어 아이에게 겨울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연말연시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일원에서는 '산타마을 빛 축제'가 열린다. 산타마을 빛 축제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대구에서는 계명대 정문 앞을 비롯해 앞산 빨래터 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연말 경관조명을 만나볼 수 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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