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자영업 폐업 ‘역대 최다’…전국도 첫 100만명 돌파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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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6 11:50  |  수정 2025-07-06 12:07  |  발행일 2025-07-06
소매·음식점 중심 2년 연속 폐업 급증
대구 7천명↑, 40~60대 폐업 두드러져
경기가 악화되면서 자영업자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칠성시장의 중고 주방용품점에 재고가 쌓여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경기가 악화되면서 자영업자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칠성시장의 중고 주방용품점에 재고가 쌓여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자영업자의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폐업 신고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며 전국적으로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대구에서도 폐업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자영업 기반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중장년층의 폐업이 늘고 연체율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지역 경제의 하중을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천28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만1천795명 증가하며 199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겼다.


전국 폐업자는 2022년 86만7천292명에서 2023년 98만6천487명으로 11만9천명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전국 기준 소매업(29.7%)과 음식점업(15.2%) 비중이 전체의 45%에 달했다.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이다. 실제로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0.3% 줄며 3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대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20~2022년 3만4천~3만6천명 수준이던 대구 지역 폐업자 수는 2023년 4만526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4만91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폐업자 수가 2년 사이 7천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출처 국세청

출처 국세청

연령별로는 40대(9천737명)와 50대(9천634명), 60대(6천668명)의 폐업이 두드러졌다. 2년 전보다 각각 1천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30세 미만 폐업자는 3천~4천명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경기 한파 속에서 버텨오던 중장년층의 기반마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폐업 사유는 '사업 부진'이 50만6천198명(50.2%)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 이후 처음 50%를 넘긴 수치다. 사업 부진에 따른 폐업자 수는 2023년 한 해 동안 7만5천958명 늘었고, 지난해도 2만4천여명 추가되며 사상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폐업률도 상승세다. 지난해 전국 평균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높아졌고, 업종별로는 소매업(16.78%)과 음식업(15.82%)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고금리에 민감한 소비 위축과 온라인·무인화 가속화의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단순한 폐업을 넘어 '부실화'로 이어지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1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대구 자영업자의 부채와 연체 비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2023년 상반기 기준 대구의 자영업 취약 차주 비중은 12.3%로, 코로나19 이전(2019년 하반기 8.1%) 대비 4%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연체율 역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금액과 차주 수 기준 모두에서 대구는 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대구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1억9천만원으로,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은 평균 1억1천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고령 창업자가 많은 대구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부실 위험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폐업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자, 정부는 2차 추경을 통해 내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자영업 구조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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