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짐머만 리사이틀 전, 관객들이 무대 앞에 모여든 이유는?

  • 최미애
  • |
  • 입력 2024-01-08 14:57  |  수정 2024-01-08 19:19  |  발행일 2024-01-09 제1면
완벽한 연주 위해 유럽서 사용하던 자신의 피아노 대구까지 가져와
커튼콜에도 사진 못찍어, 시작 전 무대에 놓인 피아노 촬영 진풍경
크리스티안짐머만3
7일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리사이틀 전 관객들이 무대 위 피아노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7일 대구 달서아트센터에서 열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리사이틀에서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이 무대 앞에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연주자 못지 않게 악기가 주목받으면서다. 이날 관객들의 관심을 끈 악기는 짐머만이 유럽에서 사용하던 자신의 피아노로, 완벽한 연주를 위해 한국으로 옮겨 왔다. 이런 사연을 아는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 무대 위에 놓인 피아노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피아노에 새겨진 로고가 잘 찍히도록 무대 앞으로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는 관객도 있었다.

대구를 포함해 서울·대전·부산 공연에 나선 짐머만은 완벽한 연주를 추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공연에 방해가 될 요소를 최소화하고자 하는데, 해외 투어를 포함해 대부분 리사이틀에서 자신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번에 그가 가져온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파브리니'이다. 스타인웨이 파브리니는 이탈리아 피아노 기술자 안젤로 파브리니가 연주자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한 스타인웨이 피아노다. 이 피아노에는 스타인웨이 마크 외에 '파브리니(Fabbrini)'도 적혀 있다. 이번 투어에도 파브리니 컴퍼니 소속 기술자가 동행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투어를 했던 2022년 대구 공연에선 그의 피아노를 볼 순 없었다.

특히 짐머만은 공연 중 사진 촬영, 녹음에 민감하기로 유명하다. 이때문에 관객들이 유일하게 공연장 내부에서 공연의 기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은 짐머만의 피아노이다. 이날 달서아트센터 공연에서도 연주자 요청으로 커튼콜을 포함한 모든 사진 촬영·녹음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공연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안내도 있었다. 통상 이뤄지는 공연장 측의 사진 촬영도 허용되지 않았다. 실제 이날 달서아트센터 공연에선 짐머만이 공연 2부 시작 때 객석을 향해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다. 달서아트센터에 따르면, 그가 바라본 건 음영 컨트롤을 위한 조명 장치의 빛이었는데, 짐머만이 이를 녹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짐머만은 이날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의 음악 세계를 광대하게 펼쳐 보였다. 이는 폴란드 출신인 그가 마지막 곡으로 폴란드 작곡가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폴란드 민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할 때 특히 두드러졌다. 짐머만은 앙코르곡을 연주한 뒤 악보를 들고 건반 뚜껑을 닫으며 연주를 마쳤다. 그는 18세의 나이로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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