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라인 암표 갈수록 기승…實效的 법규와 단속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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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2 07:02  |  수정 2024-01-22 07:03  |  발행일 2024-01-22 제23면

최근 몇 년 새 유명 스타 콘서트나 뮤지컬 공연의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온라인에서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치열한 티케팅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 짧게는 몇 분 만에 끝나니 웃돈을 주고라도 상품을 구매하려는 게 예사가 됐다. 이른바 '온라인 암표 거래'다. 임영웅 콘서트 등 인기 공연 암표가 기본 2배에서 고급석은 30배 가까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임영웅 암표'급은 아니지만 대구에서 공연 예정인 인기 배우 박보검 출연 뮤지컬 티켓도 최근 온라인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돼 논란을 빚고 있다.

과거 암표는 특정 공연의 흥행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직화된 암표상이 티켓을 싹쓸이해 일반인의 티케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다른 소비자의 구매 기회를 빼앗는 명백한 불공정거래행위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고된 대중문화 분야 암표는 4천224건으로 2021년(785건)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가수 장범준은 최근 자신의 콘서트 예매를 전부 취소해 화제를 모았다.

같은 암표 몸살을 겪고 있는 구미(歐美)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단속과 처벌이 약하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은 공연장 등 주변에서 암표를 팔다 적발되는 경우에만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온라인 암표 매매에 대해선 규정이 없다. 공연법 개정에 따라 3월부터 온라인 매크로 프로그램(예매정보 입력 자동 반복)을 이용한 티켓 싹쓸이가 금지되고 처벌도 강화된다. 정부도 암표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말로 그쳐선 안 된다. '암표와의 전쟁'이 불가피하다. 공정한 문화 향유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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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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