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수주 현대건설, 지역 업체 참여 외면하나"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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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5 06:51  |  수정 2024-01-25 07:47  |  발행일 2024-01-25 제10면
선정 후 2개월 지나도 무소식
울진 "협력 공문에 회신 없어
착공 전 협력 제안서 제출해야"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이 지역상생과 협력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22일에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지역 상생과 협력은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건설은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현대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으며 컨소시엄이 수주한 금액은 3조1천196억원 규모다. 주간사인 현대건설의 수주 금액은 55%에 해당하는 1조7천157억원이다.

신한울3·4호기 건설 공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5년간 중단됐다가 재추진됐다. 지역주민들은 신한울 3·4호기가 착공하면 건설 및 가동기간에 지역업체의 공사 참여, 지역주민 고용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신한울 1·2호기 공사를 맡았던 현대건설이 공사기간에 지역업체의 하도급 배제, 부실 협력업체의 부도 등으로 지역사회에 큰 손실을 끼치는 등 지역과의 상생에 비협조적이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의 한 건설업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지역상생의 모범이 되겠다고 했지만 신한울 3·4호기 시공사 선정 후 2개월이 지났음에도 지역 상생과 협력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역 업체 참여, 장비, 인력, 자재구매 등 투명한 공사 진행 약속을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진군에 따르면, 군청에서 신한울 3·4호기 시스템 구축에 적극 협력 및 지역업체 참여 기회 확대, 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조하자는 공문 통보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울진군과 상생 협조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주설비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유덕 울진군의원은 "탈원전 기간의 고통을 감내하며 치열한 투쟁으로 울진군민의 염원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 및 시공사는 회사의 이윤만 챙기고 지역 참여를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형국"이라고 쓴소리했다. 또 "신한울 3·4호기 수주시 제시된 사회 공헌 및 실적 이행을 위해 착공 전 지역협력 제안서를 반드시 울진군 측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신달원 현대건설 소장은 "신한울 3·4호기 주설비 공사 수주업체로 선정됐고 이에 따른 지역 상생과 협력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주설비공사 수주는 최저가 입찰이 아닌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 공사 금액보다는 기술력과 지역 융화를 위한 지역상생 방안 등을 점수로 반영했다.

현대건설은 후순위 건설사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에 입찰했음에도 지역 상생 방안 등에서 후한 평가를 받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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