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객 임박한 '파묘'…'오컬트의 봄' 쏘아올릴까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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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4:25  |  수정 2024-03-20 14:36  |  발행일 2024-03-21 제17면
945만명 관람 천만영화 카운트 다운
폐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공포 '씬'
고전영화 '오멘' 속편도 다음달 개봉
파묘
오컬트 영화 '파묘'가 천만관객 동원의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그동안 한국에서 각광받지 못했던 오컬트 장르가 주목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영화는 전체 매출액이 1천10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월보다 매출액 60%, 관객수 78% 이상 늘었다. 2월이 극장가에서 보편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파묘' '웡카' '시민덕희' '건국전쟁'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고루 사랑받으며 흥행을 견인했던 것.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이후 침체에 빠진 국내 영화관들이 마침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극장가의 봄을 주도한 중심에는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역사를 쓴 '파묘'의 흥행이 있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영화다. 개봉 첫날부터 파죽지세로 흥행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20일 현재 945만명을 동원해 '천만관객'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파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을 대폭 늘리는 등 흥행 순풍을 맞고 있다.

미스테리 오컬트 영화 '파묘' 흥행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그동안 생소했던 '오컬트' 장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다음 오컬트 분야의 타자는 누가 될 지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컬트'는 '주술적인, 초자연적인, 불가사의한' 등의 의미를 가진다. 영화에서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악령을 쫓는 엑소시즘을 일컫는다. 퇴마사와 악령, 미스테리적 요소가 어우러져 공포감과 흡입력이 가중된다. 국내에서는 '검은사제들' '사바하' '곡성'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오컬트 장르는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오컬트 야심작들이 줄줄이 흥행참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 '파묘'의 흥행을 계기로 드디어 오컬트 장르도 볕이 드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높아진 오컬트 흥행 바람을 타고 출격을 대기중인 작품도 여럿이다. 영화 '뒤주'는 올 봄 공개를 앞두고 최근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김지운 감독, 김인서 주연의 영화 '뒤주'는 교수 아진(김인서 분)과 대학원생 현아(박예리), 우수(신기환)가 '뒤주'라는 제목의 전시프로젝트 를 계기로 점차 숨겨둔 욕망을 드러내며 현실이 되어 가는 저주와 마주하게 된다는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덩그러니 놓인 뒤주의 모습이 서늘함을 남기는데, 마치 뒤주 속에 갇힌 공포가 곧 현실에 나타날 것 같은 아슬한 불안감을 준다.

씬
개봉을 앞둔 한국산 오컬트 영화'씬'.


오멘
개봉을 앞둔 '오멘:저주의 시작'.
다음달 개봉하는 김윤혜 주연의 '씬' 은 영화촬영을 위해 시골 폐교를 찾은 이들에게 찾아오는 미스테리한 공포를 담은 한국산 오컬트 작품이다. 극중 배우와 제작진들은 촬영 첫날부터 스멀스멀 찾아오는 이상한 기운에 불안감을 느끼는데, 설상가상 깨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를 만나면서 상황은 통제할 수 없는 극한으로 치달아간다. 긴세월 잠든 영혼을 깨우는 듯 파격적이고 거친 동작의 춤사위가 펼쳐지는 속에서 드러나는 끔찍한 저주와 인간의 원죄 등 다양한 주제를 녹여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밖에 오컬트 영화의 교과서적인 작품 '오멘'의 속편 격인 '오멘: 저주의 시작'도 다음달 개봉을 대기중이다. 1976년 개봉한 '오멘'은 몸에 '666'이라는 숫자를 새기고 태어난 아이 '데미안'에게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름 끼치는 공포와 충격적 반전 등으로 전세계 영화팬들에 공포를 던진 전설적 작품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오멘: 저주의 시작'은 오리지널 영화보다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프리퀄' 성격의 작품이다. 수녀가 되기 위해 로마로 떠난 '마거릿'이 믿음을 뒤흔드는 악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비밀의 베일을 걷어내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파묘'가 인생영화가 될 만큼 재밌게 관람했다는 대학생 윤수민씨는 "오컬트 장르의 영화를 처음 접했는데 기대 이상의 만족이었다. 소재적 신선함과 긴장감이 이어지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오컬트 장르 영화를 쭉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문화평론가 나수련씨는 "범죄 스릴러, 장르영화, 로맨틱 코미디, 액션 등 늘 반복되는 영화장르에 식상한 관객들이 새로운 것을 찾다보니 오컬트 장르가 대안으로 떠오른 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오컬트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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