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총장 "재정 확보돼야 의대 유치"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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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1 20:42  |  수정 2024-04-01 20:43  |  발행일 2024-04-02 제11면
김성근 총장 간담회서 밝혀
설립 필요성엔 이견 없으나
예산 등 현실적 문제 짚어
"설립 시 1조원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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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포스텍 총장이 1일 포스텍 본관 중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의대 신설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의대 유치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예산과 지속 가능성 등이 담보돼야 추진할 수 있다."

포스텍 의대 유치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성근 총장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의대 유치의 당위성에는 찬성하면서도 현실적인 예산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뒤에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다.

김 총장은 1일 포스텍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의대 신설과 제2 건학 비전 등 대학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앞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의대 유치에 대한 김 총장의 소극적인 자세를 비판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했던 직후라 김 총장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단 김 총장은 의대 유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이견은 없으나, 단순히 실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신설 최소 필요조건인 110명의 교수와 500병상 이상의 부속병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대략 1조 원 정도의 재정을 마련해야 하고 신설 이후 흑자 전환도 5~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재원 조달 계획이나 적자 해소 방안이 구체적으로 해결된다면 의대 설립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총장은 "(포스코와 포스텍은) 거의 독립적인 상황"이라면서 "재정적인 부담이 있으면 오롯이 포스텍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관련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내부적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며서 신설 의대 정원 배정이 없다고 발표한 정부 정책을 기회로 삼아 정부 입장 변화가 이뤄질 때까지 수익 모델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총장은 "최소한의 조건으로 부속 병원을 마련해도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최소한 연 매출이 3천억에서 4천억 원 이상 돼야 하고, 인구가 적어도 100만 명 이상이어야 한다"면서 "의대 설립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고, 이걸 어떻게 만들어야지 지속 가능한 의대가 될 것이냐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포항시도 입장을 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텍의 의도는 좀 더 확인해야 하지만 의대 설립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김 총장이 공감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난제들은 포스텍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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