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상징 박단 대전협 전 비대위원장, 5일부터 경북대병원 응급실 근무

  • 강승규
  • |
  • 입력 2026-03-05 21:18  |  수정 2026-03-05 21:22  |  발행일 2026-03-05
의대 정원 갈등 당시 전공의 집단 행동 이끌어
세브란스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지원 불발 이후 새 행보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부터 경북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자신의 SNS에 올린 의사 가운과 출입증 사진.<페이스북 캡처>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부터 경북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자신의 SNS에 올린 의사 가운과 출입증 사진.<페이스북 캡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 국면에서 전공의 집단 사직을 이끌었던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경북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강경 투쟁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 지역 거점병원 응급의료 현장에 합류하면서 그의 행보에 의료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부터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출근한다. 또 부단히 애써보겠다"는 글을 올리며 근무 사실을 알렸다. 게시물에는 병원 로고가 새겨진 의사 가운과 출입증, 근무복 등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조용히 전한 것이다.


그는 2023년 8월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된 뒤 2024년 2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의 중심에 섰다.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과 의료계의 반발이 정면으로 충돌하던 시기, 박 전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을 이끌며 의료 정책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그는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수련을 중단하며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소아응급의학 전문의의 꿈을 접게 됐다"고 밝히는 등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같은 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에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남기며 의료 정책을 둘러싼 갈등의 깊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 공백 장기화와 함께 전공의 내부에서도 투쟁 방식과 전략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2024년 6월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진로를 모색하던 그는 지난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과정에 지원했지만 최종 합격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해당 과는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지원자가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탈락을 두고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기도 했다.


불합격 사실을 전하며 그는 "오늘 고배를 마셨다. 애증의 응급실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지만 결국 제 역량이 부족해서일 것"이라며 향후 진로를 다시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북대병원 응급실 근무를 시작한 것은 의료 현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구경북 지역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은 중증 응급환자가 집중되는 권역 거점 의료기관으로,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응급의료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곳이기도 하다.


의료계에서는 그의 선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의정 갈등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다시 환자 진료에 나섰다는 점에서 '현장 복귀'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전공의 수련 과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황에서 응급의료 현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행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정책 갈등을 상징했던 인물이 지역 거점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만큼, 향후 그의 진로와 발언이 의료계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투쟁의 상징이었던 인물이 다시 환자 곁에 서게 되면서 의료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 요청에 진료 등 사유로 거절했다.



기자 이미지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