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마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무대에 올랐다. 백진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취임 후 대구시향의 첫 교향악축제 공연이다.
프로그램은 지난달 15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503회 정기연주회 중 일부 곡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협연하는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으로 구성했다.
이날 공연은 전반적으로는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취임 이후 이어진 연주회에서 보여준 강렬하고 극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1부는 브리튼의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의 '네 개의 바다 간주곡' 중 '폭풍'으로 시작했다. 대구시향은 이 곡에서 맹렬하게 밀어붙이며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연주한 '폭풍'은 오페라 중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그라임스와 마을 사람들이 술집에 모여 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 대구시향은 제목 그대로 폭풍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마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협연한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로 연주가 펼쳐졌다. 오케스트라는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전반적으로 우아한 분위기의 연주를 선사했으며, 마지막 4악장에선 강렬한 연주를 들려줬다. 김다미는 앙코르로 조나단 크로스머의 '바다의 노래'를 아일랜드 민속 음악 버전으로 연주했다.
휴식 후 연주한 엘가의 '교향곡 1번'에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지루하지 않게 연주를 풀어나갔다. 호른, 트럼펫 등 금관악기는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현악기도 깔끔하게 정돈된 연주로 좋은 앙상블을 보여줬다. 대구 공연과 비교하면 공연장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는 소리가 절제된 듯 들렸다.
마지막 곡을 마친 후 앙코르로는 반젤리스·몽세라 카바예의 'March with me'(편곡 문현주)를 들려줬다. 이날 서울 관객은 대구 관객과 비교하면 다소 건조한 반응을 보였는데, 행진곡풍의 이 곡을 연주한 후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서울에서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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