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소 배운 심페소생술로 승객 살린 예천 버스기사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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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4 15:23  |  수정 2024-04-14 15:59  |  발행일 2024-04-17 제23면
"목적지 지났는데 움직이지 않아"…세심한 관심 승객 생명 구해
예천여객 77번 버스 기사 박노건씨 침착한 대응으로 '소생'
"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받은 것이 도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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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쯤 예천 시내버스(77번)가 호명읍 우방 2차 아파트를 지나던 중 승객이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버스 기사 박노건씨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주변 승객이 돕고 있는 모습이 버스 안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예천여객 제공>

경북 예천군 호명읍 도청신도시를 달리던 시내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은 80대 승객이 버스 기사의 세심한 관심 덕분에 생명을 구했다.

총선 투표일인 지난 10일 오후 1시 40분쯤 77번 시내버스안. 80대 남성 승객 A씨가 목적지를 지났지만, 움직임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버스 기사 박노건(65)씨는 주변 승객에게 A씨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소리쳤다.

승객이 확인해 보니 의식이 없었다. 이에 박 씨는 먼저 A씨가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를 벗겨 상태를 확인 한 뒤 주변 승객에게 119 신고를 요청했다.

박 씨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상태에서 숨을 쉬지 않는 A씨를 다른 승객과 함께 일자로 눕힌 뒤 CPR(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긴박한 심폐소생술이 수 분간 이어졌고, 주변 승객들도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상황을 지켜봤다. 그 순간 쓰러졌던 승객이 다시 숨을 쉬며 팔을 움직였고, 박 씨와 다른 승객들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쓰러진 승객은 119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갈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한 뒤 귀가했다.

박씨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승객이 탑승하면서 도청 우방아파트에 내릴 거라고 했는데 미동이 없으셔서 느낌이 이상해 주변 승객에게 주무시는지 확인을 요청했다"라며 "(그러나) 의식이 없다는 소리에 이것저것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예천여객 관계자는 "박 기사의 행동을 높이 평가하며, 그가 평소 배운 심폐소생술을 침착하게 실행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 뒤 "모든 직원들이 앞으로도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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