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경북지역 회전교차로, 중장년 운전자에게 '골머리'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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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7 18:22  |  수정 2024-04-17 18:23  |  발행일 2024-04-18 제3면
농촌이나 중소 도시 중심으로 형성된 회전교차로
통행 방법 서툰 중장년 운전자에게 위험 요인으로
최근 5년간 회전교차로 사고 절반 가량 50대 이상
영주역전앞
영주역 앞 회전교차로 인근에서 차량들이 가다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지난 4일 영주역 앞 회전교차로에선 자동차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회전교차로를 돌고 있는 차량과 진입하려는 차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회전교차로를 돌고 있는 차량과 진입하려는 차량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운전자 임모(56) 씨는 "주변 도로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회전교차가 나타나면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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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른 도로 개선 작업이 한창인 영주역 현황도. 영주시 제공

지난 15일 성주읍내 진입 방향의 회전교차로 상황도 비슷했다. 교차로를 돌고 있는 회전 차량에 우선권이 있지만 양보하는 진입 차량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아랑곳하지 않고 끼어드는 진입 차량 때문에 회전하는 차량이 뒤로 밀려나면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차량이 진입하면서 사고가 날 뻔 상황도 포착됐다.

경북 곳곳에 회전교차로가 늘어나면서 통행 방법에 익숙하지 않는 중장년층 운전자의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원활한 교통 흐름과 저렴한 유지비 등을 이유로 도입된 회전교차로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적으로 2천525개에 이른다. 2010년 도입 이후 해마다 200여 개 꼴로 늘고 있다. 경북도 역시 2021년 103개에서 지난해 138개로 증가했다. 불과 2년 사이에 35개나 늘었다. 경산이 15개로 가장 많고, 영주(13개)와 칠곡(12개), 고령(12개)이 뒤를 이었다.

회전교차로 사고율은 높아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회전교차로의 차대 차 충돌사고 비중은 56.6%로 일반교차로보다 7.9%포인트 높았다.
특히 중장년 운전자의 경우 회전교차로의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 연령대별 사고 현황을 보면 50대가 25.8%, 60대가 21.8%, 70대 이상이 11%를 차지했다. 회전교차로 사고(6천794건) 10건 중 6건이 50대 이상 운전자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중장년 운전자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회전교차로의 통행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운전자는 36% 정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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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 통행방법 이미지.<도로교통공단 제공>

국내 도로교통법상 회전교차로에선 회전 중인 차량이 우선권을 갖는다. 운전자는 반드시 반 시계 방향으로 통행하며, 회전교차로 진입 전에 서행하고 먼저 회전 중인 다른 차가 있으면 일시 정지 상태에서 양보 후 진입해야 한다.

경북경찰청 김준용 경위는 "회전교차로에 들어가고 나갈 때 운전자는 방향 지시등과 같은 운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관계기관에선 사고 다발 지역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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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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