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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희 대표가 소장 중인 영국 로졸 웨어의 도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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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덜튼의 셰익스피어 시리즈 제품들. 도자기에 표현된 셰익스피어. |
서운희 도서출판 앤틱 대표는 '앤티크(앤틱, Antique) 도자기' 수집가다. 경북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서 대표는 금융기관 근무를 시작으로 커리어를 쌓았는데, 도자기나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앤티크 도자기를 수집하게 된 건 '앎의 즐거움'으로 시작됐다. 10여 년 전 앤티크 도자기를 우연히 접한 후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과거의 물건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금융가 일하다 수집가로
옛것서 새것 아는 재미 빠져
정보 찾고 모으다 책까지 내
명가 고유의 紋章 백마크
위조 구별하려 새기기 시작
제조사·시대별 다르게 표기
도자기 예술에 숨은 역사
십자군 승전 700주년 접시나
청나라 영향 받은 디자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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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도자기로, 뚜껑은 실버 플레이트 혹은 니켈 등으로 만든 비스킷 배럴. |
백마크는 제조 회사에 따라, 심지어는 같은 회사라도 제조 시기에 따라 다르게 표기된다. 영국 민턴(Minton)의 경우 1891년부터 1912년 사이 제조된 제품에는 기본 인쇄 마크에 'England'란 단어가 새겨져 있지만 이후 1950년까지는 'Made in England'라는 문구가 종종 추가된다. 서 대표는 이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보통 오래된 도자기를 보면 예쁘다, 아름답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면 도자기마다, 심지어는 같은 제조 회사라도 시기에 따라 백마크 디자인이 다 달라요. 그런 새로운 정보들을 알아가는 게 정말 즐겁더라고요. 모르는 백마크는 알 때까지 찾아본다고 몇 달이 걸린 적도 있어요. 온·오프라인 서적을 모두 들여다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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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웰링턴 차이나 찻잔 세트. 그래픽=장수현기자 |
제조사에 따라 그 회사만의 고유한 패턴도 나타난다. 로얄 코펜하겐의 경우 독일 마이센에서 매각한 '블루 플루티드'가 있다. 중국의 청화백자를 참고해 디자인한 푸른 밀짚꽃 문양 패턴이다. 영국의 와일만(Wileman)과 쉘리(Shelley)는 굉장히 다양한 패턴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마리 패턴'이 유명하다. 18세기 초 영국이 고급 도자기를 만드는 비결을 알게 되자 일본 도자기의 스타일을 모방한 것이다. 이마리는 일본 아리타에서 만든 도자기를 수출하는 아리타 인근 항구 이름이다. 와일만과 쉘리는 19~20세기 화려한 금색으로 칠해진 붉은 주황색 장식과 함께 언더 글레이즈를 사용한 이마리 스타일로 화려한 패턴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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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희 대표의 자택. 세계 3대 앤티크 회사의 도자기를 비롯해 다양한 앤티크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다. |
"정말 흥미롭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저 혼자 알고 있는 게 아쉽더라고요." 서 대표는 그의 신간 '서운희의 앤틱(엔틱) 지식'과 '서운희의 앤틱(엔틱) 정보'를 펴낸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미 2021년 앤티크 도자기의 백마크에 관한 책을 발간했지만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을 느껴서다. 그는 "처음 펴낸 책에는 백마크에 관한 내용만 있었어요. 최근 앤티크 도자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보다 다양하게 쓰면 앤티크를 처음 접하는 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어요. 좋은 건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라며 웃었다.
글=조현희기자·사진=도서출판 앤틱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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