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100일째…수련병원 줄도산 위기"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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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30  |  수정 2024-05-29 20:02  |  발행일 2024-05-30 제6면
수술 50% 이상 줄고, 입원 병원도 통합 운영
현 사태 지속되면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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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28일 대구의 한 2차 병원 입구에 '의료대란 극복을 위한 3·3·3 경영위기 개선체계'로 '외래환자 3명 더보기' '병상가동률 3%향상' '비용 3%절감'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사태가 100일을 넘기면서 지역 종합병원들의 경영난이 임계치에 다다랐다. 경북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다른 종합병원들도 수익 감소가 누적되면서 지역 의료계에선 '8월 위기설'까지 나온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27일 병원장 명의로 내부 전산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의료진의 진료 공백 상황으로 병원 경영이 상당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외래·입원·수술 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손실을 입고 있으며, 병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 자금이 부족해 금융기관 차입을 고려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영남일보 5월 28일자 2면 보도)

이어 "필수 의료 제공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재검토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긴축 재정 등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고자 한다"며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예산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필수적인 신규 투자라도 집행시기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또 "지출은 사소한 금액도 신중히 검토하고, 적극적인 예산 통제 활동을 시행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필수기능 유지를 위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각종 수술 및 진료에 차질을 빚으면서 환자들이 떨어져 나가 병원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데 따른 조치로 해석됐다.

이런 사정은 지난 3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을 비롯해 계명대 동산병원, 파티마병원, 영남대병원 등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전공의 집단이탈이 앞으로 계속되면 결국 문 닫는 대형병원도 생길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의료사태 전과 비교하면 당연히 안좋다. 수술만 50%가량 줄었고, 입원병동 4개도 통합 운영 중"이라며 "현재는 겨우 유지하지만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이 돌아갈 수 없고 대학병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환자도 50%로 줄어든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몇몇 상급종합병원이 정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은 지나치게 전공의에게 의존해온 왜곡된 구조 때문이다. 대구권 수련병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5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의료인프라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월까지 경영난을 겪는 병원에 건강보험 급여를 미리 지급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경영난을 겪는 상급병원을 상대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전환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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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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