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흥'이 난다…작은 학교 큰 운동회…대구남부교육지원청 소규모 중학교 연합 교육과정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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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0  |  수정 2024-06-10 07:59  |  발행일 2024-06-10 제11면
'남부 L♥VE 작은 학교 큰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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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남부 L♥VE 작은 학교 큰 운동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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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에서 특별한 운동회가 열렸다. 바로 '소규모 중학교'가 함께한 연합 운동회였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소규모 학교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은 변화한 교육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에서는 인근 지역에 위치한 2~4개의 소규모 중학교가 연합해 체육대회, 동아리 활동, 문화예술행사 등을 분기별로 한 번 이상 함께 진행하는 '따로 또 같이' 연합 교육과정을 올해 전교생 40명 이하인 43개 중학교에 대해 시범 운영한다. 2024학년도 대구지역 중학교 학급수 또한 전년도 대비 일반학급 기준으로 1학년은 38학급, 2학년은 25학급, 3학년은 69학급 전체 132개 학급이 감축됐다. 남부교육지원청 관할 중학교 중에도 일반학급 기준 10학급 이하 학교가 4개교 증가해 올해 7개교가 됐다. 이에 대구남부교육지원청도 소규모 중학교 간 연합 교육과정 정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대구육상진흥센터 실내육상경기장에서 지역 4개 중학교(경암중·상인중·성곡중·송현여중) 학생 810명과 교원 81명이 함께한 '남부 L♥VE 작은 학교 큰 운동회(남들이 부러워하는 사랑가득 작은 학교 큰 운동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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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제안 '연합 운동회'…'협력' 배워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생 자치 활성화를 위해 학교 연합 학생자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남부교육청도 지난해 지역 35개교 대표학생으로 구성된 남부 중학교 연합 학생회를 구성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연합 학생회에서 연합 운동회가 제안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남부 중학교 연합 학생회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송현여중 이승아(남부 중학교 연합 학생회 회장 및 체육예술위원회 위원장) 학생은 분과별 활동 결과 발표에서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200명이 채 되지 않지만 다양한 교육활동에 학생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며 "주변 학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서로의 학교생활을 나누고, 함께하는 삶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질 것 같다"라며 연합 운동회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정책 제안에 따라 남부 중학교 연합 학생회 지도교사 및 관련 업무 담당자들이 연합 운동회 운영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경암중, 상인중, 성곡중, 송현여중이 연합 운동회를 하게 됐다.

드디어 찾아온 연합 운동회 날, 각 학교는 △승리의 함성 하나 된 경암중 △상인, 완벽한 팀워크의 결정체 △드높은 꿈, 새로운 나, 나누는 삶을 지향하는 송현여중 △성장을 노래하는 CHANGE(體·仁·知) 성곡중을 슬로건으로 참여했다.


경암중·상인중 등 4개 중학교 참여
남부 중학교 연합 학생회서 제안
색판 뒤집기 등 다양한 경기 펼쳐
학교별 축하공연 현장서 '큰 호응'


운동회에서는 △윈드캐치 △점프점프 △기차릴레이 △색판 뒤집기 △볼풀공 농구 △미션 이어달리기 △한마음 풍선탑 쌓기 등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경기가 펼쳐졌다.

한마음 풍선탑 쌓기 경기에 참가한 경암중 권효린 학생은 "나 혼자만 잘해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경기 운영 중 학교별로 축하 공연이 진행돼 현장의 흥겨움을 더했다. 1부 공연은 경암중과 송현여중이, 2부 공연은 상인중과 성곡중이 진행했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날 공연 무대에 오른 상인중 댄스반 이민주 학생은 "공연 시간이 짧아 아쉽긴 했지만, 우리들의 공연이 대형 스크린에 생중계되고 많은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함께 즐겨줘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확대

연합 운동회 개최는 각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협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4개월의 준비 기간 각 학교에서는 운동회를 위해 수시로 소통하고 논의했다.

상인중 김종원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고자 각 학교 선생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뜻을 모아 연합 운동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암중 이옥순 교장은 "학교자율시간 교과 교육과정 시간 운영과 연계해 각 학교의 우수한 교육활동을 인접한 학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폐회식에서 학생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성곡중 학생회장인 홍지연 학생은 "평소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기를 인접 학교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학교별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인근 2~3개교가 함께하는 연합 동아리 형태로 운영해 전시회 등을 통해 함께 발표하는 자리도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부교육지원청은 소규모 중학교 연합 운동회에 대한 참여자 만족도 및 교육효과 분석 등을 통해 2025학년도에는 체육대회 이외에도 학교 간 다양한 연합 교육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동관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남부 L♥VE 작은 학교 큰 운동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지역 소규모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소규모 학교 간 연대 및 협력을 위한 교육정책을 마련해 교육력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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