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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섬가이즈'는 호러와 코믹적 요소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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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가이 재필과 섹시가이 상구의 직업은 목수다. 다소 험한 얼굴을 가진 이들은 직업상 쇠망치와 전기톱 등을 주로 다루면서 원치 않는 오해를 받는 일도 잦다. 비록 외모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만 마음 만큼은 누구보다 착하고 정직한 '핸섬가이즈' 들이다. 도시생활에 환멸을 느낀 두 사람은 낭만적 전원생활을 꿈꾸며 한적한 시골마을로 찾아간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리는 집에서 상추와 고추를 키우는 낭만적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정작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바스락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오래된 고택과 마구 자란 무성한 풀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집으로 이사한 첫 날, 지하실에 봉인된 악령마저 깨어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든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끔찍한데 웃음이 나는 것은 왜일까.
'핸섬가이즈'는 포복절도한 코미디와 오싹한 호러가 결합된 이색 장르의 영화다. 두 남자의 드림하우스에 초대한 적 없는 불청객들이 찾아오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이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렸다. 수시로 터지는 웃음 속에서도 긴장되는 상황을 연출해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오싹한 코미디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신예 남동협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장편영화에 입봉했다. 경남 마산 출신의 그는 '상류사회' '티끌모아 로맨스' '1번가의 기적' 등에서 오랫동안 조감독 생활을 했다. 감독이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쓸 단계에서는 표준어로 쓰여졌지만 이성민, 이희준 배우가 캐스팅된 뒤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리기 위해 대사를 사투리로 바꿨다는 후문. 감독은 영화 '핸섬가이즈'에 대해 "신나고, 무서우면서도, 웃긴 이야기"라고 밝혔다. 주연 배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모든 역할을 자기 캐릭터로 소화해 내는 이성민, 한국의 조커 같은 이희준은 연기천재"라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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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이끄는 주역배우 이성민, 이희준은 대표적인 대구경북 출신이다. 지난 겨울 개봉해 천만신화를 쓴 '서울의 봄' 에서 참모총장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보여준 이성민은 봉화출신으로 대구에서 오랫동안 극단생활을 했다. 그는 여러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2022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경상도 출신의 진양철 회장으로 분해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으며, 이듬해 영화 '대외비'에서도 경상도의 은밀한 권력자 역할로 관심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 이성민은 경상도 출신의 터프한 목수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거친 말과 험악한 인상의 그는 공포가 절정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예기치 않은 대사로 웃음을 빵빵 터트리는 역할을 맡았다.
최근 기자 시사회장에서 만난 이성민은 "개인적으로 영화가 마음에 든다. 편한 지점들이 있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들면 관객들과 만날 땐 정말 죽고 싶은데 영화가 좋고 관객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면 그게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섹시가이 상구를 맡은 이희준 역시 대구출신으로 대구지역의 극단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희준은 대학재학 중 교통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었고, 이후 대구지역 아동극단에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번 작품에서 이희준은 운명 공동체인 이성민과 호흡을 맞춰 극을 이끌어 나간다. 무한 긍정 마인드를 장착하고, 순박한 얼굴로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호기심을 보인다. 특히 극 중에서 숨은 요리실력을 뽐내기도 하는데, 한 상 가득 차힌 요리는 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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