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처럼 맞은 혼인 증가세, 양질 일자리 창출로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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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8  |  수정 2024-06-28 06:58  |  발행일 2024-06-28 제27면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대구와 경북에서 신혼부부가 확 늘었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지역 혼인 건수는 81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6% 늘었다. 전국에서 대전에 이어 둘째로 증가 폭이 크다. 경북에서도 749건으로 28.5%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4월 혼인 건수가 1만8천39건으로 1년 전 대비 24.6% 늘었다.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크게 감소한 기저효과의 덕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결혼을 기피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혼인 증가는 지자체의 다양한 결혼지원책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구시의 지원은 파격적이다. 신혼부부에게 최대 320만원의 전세 대출 이자 상환액을 지원하고 있다. 달서구는 '결혼 특구' 수준이다. 결혼 전담 부서를 만들고 결혼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저출생 위기에 맞서고 있다. 경북도도 '결혼정보회사'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청춘동아리' '행복 만남' 등 미혼남녀 중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모두 망국적 저출생과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사실,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는 심각한 취업난과 주거·양육·교육비 부담에서 비롯된다. 이를 덜어줘야 젊은이들이 지역에 정주하며 이미 포기했거나 미뤘던 결혼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꿀 것이다. 결혼 지원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지자체는 젊은이들이 안정적 결혼생활을 계획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 제목과 같은 냉소적 넋두리가 사라지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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