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든 '사퇴' 美 대선 '리셋' 한반도는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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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23  |  수정 2024-07-23 06:59  |  발행일 2024-07-23 제23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미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당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사퇴한 초유의 사태다. '가장 기념비적인 정치적 붕괴 중 하나'(월스트리트 저널)라는 평가가 이 사태의 앞날을 웅변한다. '바이든-트럼프' 구도가 깨지며 미 대선이 새롭게 리셋, 대혼돈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 세진 트럼피즘의 회귀 여부에 따라 국제 정세는 물론 동북아의 운명은 요동칠 게 분명하다.

민주당의 새 대통령 후보는 다음 달 초쯤 결정될 것 같다.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3~4명이 대타 후보로 거론된다. 누가 후보가 되든 '트럼프 우세' 판도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1952년과 1968년 두 차례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 후 다른 후보를 내세웠지만, 다 패했다. 시간적 제약과 당 분열 가능성, 공고한 트럼프 지지세 등은 극복하기 어려운 요소다. 대타 후보 모두 아직 트럼프에 맞설 지명도나 정치적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것도 역전의 핸디캡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믿을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일까. 그의 과격한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가 동맹국 간 원심력을 키우고 있다. 북한과 이스라엘, 러·중 정도만 우호적 시선을 보낼 뿐이다. 우리에게도 기회보다 도전 요인이 훨씬 많다. 여성·흑인·아시아계인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한다. 누가 되든 '한미동맹'의 형식과 내용이 크게 달라질 것을 예고한다. 요동치는 미 대선으로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섣부르게 예단하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 대선을 주목하면서 한층 면밀히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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