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새 대표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셈법이 다소 복잡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그간 한 신임 대표에 대해 마뜩잖은 반응을 나타냈다. 한 대표가 당에 오랜 뿌리를 내리면서 정치 활동을 해온 인물이 아니라는 이유 등에서다. 잇단 비토로 한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4명의 당 대표 후보 중 유일하게 홍 시장, 이 지사와의 만남이 불발됐다.
특히 홍 시장은 한 대표를 향해 '총선 참패 주범', '정치적 미숙아' 등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비판했다. 전당대회 당일인 23일 오전에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총장 패싱 논란'과 관련, 김건희 여사 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를 질책하고 감찰부에 진상 조사를 지시한 데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꼭 하는 모양이 조직보다 자기 이미지만 내세우는 한동훈 같다"고 평가했다. 홍 시장은 당 대표 선출이 확정된 후 "당분간 중앙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 당원들의 선택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실망이다"라며 "단합해서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당선자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TK 정치권으로서도, 한 대표로서도 '어색한 기류'를 계속 이어갈 수 없는 입장이다.
TK는 행정통합, 신공항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등 굵직한 현안 해결을 위해 한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다. 또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한 대표는 최대 표밭인 TK 당심을 얻어야만 차기 대선 도전의 발판이 마련된다. 양쪽 모두 분위기를 쇄신할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특히 경북도의 경우, APEC 유치 등 숙원 사업 해결을 위해선 중앙정부, 용산과의 좋은 관계 설정이 절실했다. 그런 와중 용산에서 불편해하는 한 대표와의 만남은 데미지가 될 수 있었다"며 "한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상 TK 정치권의 관계는 서로의 정치력으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 화합과 통합, 타협의 덕목이 절실해 졌다"고 분석했다.
'한동훈의 험지' TK에서 보좌진 등을 파견하면서 한 대표를 지원했던 김형동(안동-예천)·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의 향후 당내 입지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편, 한 대표는 지역 정치권과의 관계와 별개로 TK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한 대표는 지난해 11월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동대구역에서 만난 시민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줄곧 말해왔다. 대구는 '정치적 출생지'라고도 표현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