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대구경북 역대 두 번째 '식지 않는 여름' 보냈다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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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9  |  수정 2024-08-08 16:13  |  발행일 2024-08-09 제1면
평균 최저기온·열대야 일수 역대 2위

"7~10일 폭우는 두 가지 현상 겹쳤기 때문"
7월 대구경북 역대 두 번째 식지 않는 여름 보냈다
대구 최고기온이 35.6℃까지 올라가며 폭염경보가 내려진 29일 대구 동구 신암지하차도 주변으로 각양각색의 양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30일 대구의 날씨는 흐리고 구름이 많겠지만 최고기온은 36℃를 웃돌며 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7월 대구경북 역대 두 번째 식지 않는 여름 보냈다
7월 상순~중순 열대야 모식도.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7월 대구경북 역대 두 번째 식지 않는 여름 보냈다
7월 하순 폭염과 열대야 모식도.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지난 7월 대구경북지역 최저기온 평균이 23.0℃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최저기온으로 기록됐다. 올핸 북태평양에서 날아온 기압골의 영향으로 예년과 달리 광복절 이후에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대구지방기상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7월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의 평균 최저기온은 23.0℃로 평년(1991~2020년) 평균인 20.8℃보다 2.2℃ 높았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최저기온으로, 가장 높았던 1994년(23.1℃)에 비해 0.1℃ 낮은 수치다.

기상청은 높은 최저기온의 원인으로 밤사이 수증기를 함유한 고온의 공기를 꼽았다. 올여름 유독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수증기를 품은 남서풍이 자주 불었다. 이 수증기로 밤 동안 기온이 식지 않아 높은 최저기온이 나타난 것이다.

높은 최저기온과 함께 대구경북지역의 열대야 일수도 7.2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2018년(7.4일)보다 0.2일 적고, 1994년(7.0일)보다 0.2일 많은 것이다.

평균기온은 26.4℃로 평년보다 1.9℃ 높아 역대 6위를 차지했다. 7월 상순과 중순 흐리고 비가 자주 내려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못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만, 하순 후반(25일 이후)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며 폭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7월 대구경북의 강수량도 342.6㎜로 평년(184.1~260.5㎜)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7월 7~10일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나흘간 상주 354.0㎜, 안동 300.1㎜, 대구 267.3㎜, 영천 259.4㎜ 등 강한 폭우가 내려 대구경북에선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사고를 유발할 정도로 내린 폭우의 원인에 대해선 두 가지 기후 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에 많은 수증기가 유입된 데다, 북극 랍테프해 해빙이 평년보다 적어 장마 전선에 찬 공기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마 전선에 저기압이 발달해 유독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한동안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1개월 예보를 통해 9월 상순까지 평년보다 평균기온이 높을 확률이 60%에 달한다고 예보했다.

광복절이면 더위가 한풀 꺾이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8월 15일 이후에도 찜통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중기 예보를 통해 11~18일 아침 23~26℃, 낮 30~35℃의 수은주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달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50%일 것으로 전망했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7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이상기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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