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인공으로서 혹은 어떠한 조직의 리더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세 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초심과 작심 그리고 회심! 일부에서는 초심과 열심, 뒷심이 필요하다는 이들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마음가짐'의 중요성은 과거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선 시대에는 지방 관리를 목민관(牧民官)이라고 불렀는데, 백성을 기르고 다스린다는 뜻의 수령 등의 벼슬아치를 말한다. 당시에도 신임 수령으로 임명되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었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목으로 들어서는 그들에게 거쳐야 할 한 가지 관문이 더 있었다. 부임지로 떠나기 전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는 '하직숙배(下直肅拜)'가 그것이다. 왕은 이 자리에서 수령칠사(守令七事)에 관해 물었는데, 수령칠사란 백성을 다스리는 데 있어 준칙으로 삼아야 할 일곱 가지 덕목을 말한다. 외우지 못하거나 그 뜻을 설명하지 못할 경우 그 자리에서 파직이 되기도 했다. 이는 목민관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였다.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또한 자신이 쓴 행정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통해서 '수령칠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모든 관리가 '수령칠사'를 다짐했지만, 특히 상주로 부임하던 목민관들에게는 한 번 더 가슴에 새겨야 할 덕목이었다. 상주는 조선 시대 200여 년간 경상감영이 있었던 경상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상주의 관아에서 '수령칠사'의 정책을 펼쳐왔던 선조들의 이야기는 그저 잊힌 과거의 이야기일 뿐일까? 여전히 인구·교육·경제·평등 등의 숙제가 남겨진 현대인들 앞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비법이 펼쳐진다. 상주의 지역 국가유산이 과거와 현대를 잇는 시간의 문을 열고,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주목 관아건물 상산관, 수령 체험 등 사적 가치 되살린 프로그램 마련
임란의병장 고택선 역사기행 + 종갓집 쿠킹클래스 등 열려 일자리 제공
옥동서원·상주향교 포함 국가유산활용사업 4건 내년 선보여 지역 활력
◆'국가유산 활용 공모사업' 선정으로 과거와 현대를 잇다
올해 5월17일 문화재청은 국가유산기본법 시행과 함께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재화 성격이 강한 '문화재'라는 명칭은 '국가유산'으로 바뀌었다. 과거 문화재청이 2008년부터 진행해 온 '지역 문화재 활용사업' 또한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사업 명칭을 변경하여 추진되고 있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매년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 및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 다섯 분야를 선정하는데 지역 국가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콘텐츠화하는 '생생 국가유산', 향교와 서원을 문화 및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 야간에 특화된 문화 체험인 '국가유산 야행', 사찰이 보유한 국가유산과 역사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전통 산사 국가유산 활용', 고택·종갓집의 전통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는 '고택·종갓집 활용'이 그것이다.
상주시는 2025년도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공모를 통해 상산관을 중심으로 한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 1건, 옥동서원과 상주향교를 중심으로 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 2건, 오작당을 중심으로 한 '고택·종갓집 국가유산 활용사업' 1건이 각각 선정되면서 사업비 2억9천만원을 확보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경상도 지역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였던 상주가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2025년에는 풍성하고 감동이 있는 역사 체험의 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상주목 관아 객사였던 상산관이 살아난다고?
2025년도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선정 사업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은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사업이다. 선정된 4개의 사업 중 올해 처음으로 선정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과거 행정과 교통, 군사의 중심지였던 상주목에는 관아 건물인 상산관이 있었다. 고려 시대에 지어진 객사인 상산관에는 수많은 외국 사신과 지역 관리들이 머물렀으며 매월 초하룻날과 보름이 되면 임금이 계신 대궐을 향해 의식을 행하기도 했다. 이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6년(선조 39)에 다시 세웠는데 현존하는 남부지방 최대 규모의 건물이다. 1982년 2월24일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제157호로 지정된 후 1990년대 상주 임란북천전적지로 그 자리를 옮겼다. '임란북천전적지'는 임진왜란 때 조선 중앙군과 왜군의 선봉 주력부대가 최초로 싸운 장소이자 관군과 의병이 함께 싸운 첫 전투지인 호국 성지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화려했고, 최고의 격전지였지만 세월이 흘러 상주의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지금은 국가유산만 남겨지게 되었다. 이곳에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프로그램은 총 세 가지로 진행되는데 그 첫 번째가 관아의 최고 책임자인 수령 체험을 소재로 한 '새내기 수령의 첫걸음'이다. 여기서 수령칠사가 등장한다. 참여형 연극과 재미있는 미션 수행을 통해 수령칠사를 체득하게 함으로써 국가유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새로 쓰는 조선 관원 성공기'는 조선 시대 관찰사가 근무하던 감영 건물 18동을 재현해 놓은 상주 경상감영공원을 통한 '현대판 4D 승경도 놀이 체험'으로 조선 초기 문신인 하륜이 제작한 말판 놀이인 승경도 놀이를 재해석해 관직 체계를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이 찾고, 머무는 공간이자 백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공간인 상산관의 의미를 되새긴 공감과 위로의 '사색공감 상상콘서트'도 기획해 나갈 예정이다.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를 기획한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의 김재홍 센터장은 "상산관이 관청으로서의 옛 기능은 사라졌지만, 그 고유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에 필요한 역할을 부여한다면 새로운 역사적 가치와 통합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체험을 위한 교재·미션 형 가이드북·교보제의 창작 및 개발을 통해서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체험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마을이 함께 키우는 국가유산 프로그램
'2025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선정 사업 중 또 하나는 승곡 체험마을의 '오작당'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경북 민속문화유산 제32호인 상주 오작당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조정(1555~1636) 선생이 지은 집이다. '사람이 과실을 깨닫기 어려운 것인데, 깨달아야만 그 잘못을 고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오작당은 420년 동안 사람의 온기가 이어진 고택이다. 오작당에서 500m의 거리에는 역시 조정 선생이 건립한 대저택인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제1568호인 양진당이 있다. 뿐만 아니라 3㎞ 내에 옥류정, 장천서원(추원당) 등을 포함한 지정문화유산이 총 6건(고택 3건, 누정 3건, 서원 1건)이나 있다. 조정 선생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치고, 보물 제1003호인 임진란 기록을 남긴 인물이다. 과거 풍양 조씨가 세거한 지역인 이곳은 '승곡 체험마을'이란 이름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오작당은 4회 차 '국가유산 활용 공모사업' 선정지로 2022년 처음으로 선정된 이후 2025년까지 연속 선정됐다. 마을이 품은 국가유산을 알리고, 지역의 노인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농외소득도 올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시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통 먹을거리 체험 및 농사 체험, 역사 이야기를 나누는 '종갓집 쿠킹 클래스와 고택농담(古宅農談) with 종손', 역사 기행인 '클래스300(검간 조정 임란일기 발자취를 따라서)',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인 '감며든 오작당' 등의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종갓집 종부와 종녀의 손맛이 가미된 '상감(상주곶감) 고추장 만들기'이다. 상주의 특산물인 곶감을 활용해 직접 만들고, 가져갈 수도 있다. 고추장이 익는 동안 감칠맛 나는 역사의 이야기가 맛을 돋우어 준다. 마을 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작은 농산물 장터도 마련하였는데 호응이 좋다. 2025년에는 지역의 대표 농작물인 사과 따기 체험을 추가해 체험객의 만족도도 높이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수백 년의 역사가 쌓인 오작당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오늘도 진행 중이다.
이용관 오작당 사무처장은 "상주의 국가유산을 알리고, 우리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가유산 체험 사업'의 자생력을 높여갈 예정입니다"라면서 "상주 지역의 국가유산을 더 즐겁게 둘러볼 기회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이 같은 '마음가짐'의 중요성은 과거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선 시대에는 지방 관리를 목민관(牧民官)이라고 불렀는데, 백성을 기르고 다스린다는 뜻의 수령 등의 벼슬아치를 말한다. 당시에도 신임 수령으로 임명되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었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목으로 들어서는 그들에게 거쳐야 할 한 가지 관문이 더 있었다. 부임지로 떠나기 전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는 '하직숙배(下直肅拜)'가 그것이다. 왕은 이 자리에서 수령칠사(守令七事)에 관해 물었는데, 수령칠사란 백성을 다스리는 데 있어 준칙으로 삼아야 할 일곱 가지 덕목을 말한다. 외우지 못하거나 그 뜻을 설명하지 못할 경우 그 자리에서 파직이 되기도 했다. 이는 목민관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였다.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또한 자신이 쓴 행정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통해서 '수령칠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모든 관리가 '수령칠사'를 다짐했지만, 특히 상주로 부임하던 목민관들에게는 한 번 더 가슴에 새겨야 할 덕목이었다. 상주는 조선 시대 200여 년간 경상감영이 있었던 경상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상주의 관아에서 '수령칠사'의 정책을 펼쳐왔던 선조들의 이야기는 그저 잊힌 과거의 이야기일 뿐일까? 여전히 인구·교육·경제·평등 등의 숙제가 남겨진 현대인들 앞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비법이 펼쳐진다. 상주의 지역 국가유산이 과거와 현대를 잇는 시간의 문을 열고,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주목 관아건물 상산관, 수령 체험 등 사적 가치 되살린 프로그램 마련
임란의병장 고택선 역사기행 + 종갓집 쿠킹클래스 등 열려 일자리 제공
옥동서원·상주향교 포함 국가유산활용사업 4건 내년 선보여 지역 활력
◆'국가유산 활용 공모사업' 선정으로 과거와 현대를 잇다
올해 5월17일 문화재청은 국가유산기본법 시행과 함께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재화 성격이 강한 '문화재'라는 명칭은 '국가유산'으로 바뀌었다. 과거 문화재청이 2008년부터 진행해 온 '지역 문화재 활용사업' 또한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사업 명칭을 변경하여 추진되고 있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매년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 및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 다섯 분야를 선정하는데 지역 국가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콘텐츠화하는 '생생 국가유산', 향교와 서원을 문화 및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 야간에 특화된 문화 체험인 '국가유산 야행', 사찰이 보유한 국가유산과 역사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전통 산사 국가유산 활용', 고택·종갓집의 전통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는 '고택·종갓집 활용'이 그것이다.
상주시는 2025년도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공모를 통해 상산관을 중심으로 한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 1건, 옥동서원과 상주향교를 중심으로 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 2건, 오작당을 중심으로 한 '고택·종갓집 국가유산 활용사업' 1건이 각각 선정되면서 사업비 2억9천만원을 확보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경상도 지역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였던 상주가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2025년에는 풍성하고 감동이 있는 역사 체험의 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상주목 관아 객사였던 상산관이 살아난다고?
2025년도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선정 사업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은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사업이다. 선정된 4개의 사업 중 올해 처음으로 선정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과거 행정과 교통, 군사의 중심지였던 상주목에는 관아 건물인 상산관이 있었다. 고려 시대에 지어진 객사인 상산관에는 수많은 외국 사신과 지역 관리들이 머물렀으며 매월 초하룻날과 보름이 되면 임금이 계신 대궐을 향해 의식을 행하기도 했다. 이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6년(선조 39)에 다시 세웠는데 현존하는 남부지방 최대 규모의 건물이다. 1982년 2월24일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제157호로 지정된 후 1990년대 상주 임란북천전적지로 그 자리를 옮겼다. '임란북천전적지'는 임진왜란 때 조선 중앙군과 왜군의 선봉 주력부대가 최초로 싸운 장소이자 관군과 의병이 함께 싸운 첫 전투지인 호국 성지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화려했고, 최고의 격전지였지만 세월이 흘러 상주의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지금은 국가유산만 남겨지게 되었다. 이곳에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 프로그램은 총 세 가지로 진행되는데 그 첫 번째가 관아의 최고 책임자인 수령 체험을 소재로 한 '새내기 수령의 첫걸음'이다. 여기서 수령칠사가 등장한다. 참여형 연극과 재미있는 미션 수행을 통해 수령칠사를 체득하게 함으로써 국가유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새로 쓰는 조선 관원 성공기'는 조선 시대 관찰사가 근무하던 감영 건물 18동을 재현해 놓은 상주 경상감영공원을 통한 '현대판 4D 승경도 놀이 체험'으로 조선 초기 문신인 하륜이 제작한 말판 놀이인 승경도 놀이를 재해석해 관직 체계를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이 찾고, 머무는 공간이자 백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공간인 상산관의 의미를 되새긴 공감과 위로의 '사색공감 상상콘서트'도 기획해 나갈 예정이다.
'상주, 상산관이 살아있다'를 기획한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의 김재홍 센터장은 "상산관이 관청으로서의 옛 기능은 사라졌지만, 그 고유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에 필요한 역할을 부여한다면 새로운 역사적 가치와 통합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체험을 위한 교재·미션 형 가이드북·교보제의 창작 및 개발을 통해서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체험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마을이 함께 키우는 국가유산 프로그램
'2025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 선정 사업 중 또 하나는 승곡 체험마을의 '오작당'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경북 민속문화유산 제32호인 상주 오작당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조정(1555~1636) 선생이 지은 집이다. '사람이 과실을 깨닫기 어려운 것인데, 깨달아야만 그 잘못을 고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오작당은 420년 동안 사람의 온기가 이어진 고택이다. 오작당에서 500m의 거리에는 역시 조정 선생이 건립한 대저택인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제1568호인 양진당이 있다. 뿐만 아니라 3㎞ 내에 옥류정, 장천서원(추원당) 등을 포함한 지정문화유산이 총 6건(고택 3건, 누정 3건, 서원 1건)이나 있다. 조정 선생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치고, 보물 제1003호인 임진란 기록을 남긴 인물이다. 과거 풍양 조씨가 세거한 지역인 이곳은 '승곡 체험마을'이란 이름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오작당은 4회 차 '국가유산 활용 공모사업' 선정지로 2022년 처음으로 선정된 이후 2025년까지 연속 선정됐다. 마을이 품은 국가유산을 알리고, 지역의 노인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농외소득도 올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시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통 먹을거리 체험 및 농사 체험, 역사 이야기를 나누는 '종갓집 쿠킹 클래스와 고택농담(古宅農談) with 종손', 역사 기행인 '클래스300(검간 조정 임란일기 발자취를 따라서)',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인 '감며든 오작당' 등의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종갓집 종부와 종녀의 손맛이 가미된 '상감(상주곶감) 고추장 만들기'이다. 상주의 특산물인 곶감을 활용해 직접 만들고, 가져갈 수도 있다. 고추장이 익는 동안 감칠맛 나는 역사의 이야기가 맛을 돋우어 준다. 마을 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작은 농산물 장터도 마련하였는데 호응이 좋다. 2025년에는 지역의 대표 농작물인 사과 따기 체험을 추가해 체험객의 만족도도 높이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수백 년의 역사가 쌓인 오작당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오늘도 진행 중이다.
이용관 오작당 사무처장은 "상주의 국가유산을 알리고, 우리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가유산 체험 사업'의 자생력을 높여갈 예정입니다"라면서 "상주 지역의 국가유산을 더 즐겁게 둘러볼 기회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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