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해서 성공한 쌈밥집…쌈채소 품질관리가 비결"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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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0  |  수정 2024-10-10 08:30  |  발행일 2024-10-10 제11면
윤훈식 농가미가 대표

5년만에 7개 지점 확장

덜 자극적 집밥으로 승부

귀농해서 성공한 쌈밥집…쌈채소 품질관리가 비결자그마한 창업의 불씨가 거대한 성공의 불길로 타올랐다. 광고 한 번 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는 조심스러운 시작이었다. 경험 부족과 손님맞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겸손한 출발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경북 예천군 유천면 '윤훈식 농가쌈밥'은 문을 연 지 5년 만에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경북도청지점과 호명점 등 7개 지점으로 확장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윤훈식 대표가 쌈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년 전 귀농해 쌈 채소를 직접 재배하면서 부터다. 그는 33만 여㎡ 대지에 하우스 50동을 지어 대규모로 쌈 채소 농사를 시작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며 얻은 경험은 오늘날 그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됐다.
그의 식당이 성공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품질이다. 윤 대표는 "어느 쌈밥집을 가도 우리 집처럼 20가지가 넘는 종류를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마트에서 파는 쌈 채소와는 다른 맛을 강조했다. 그는 "마트에서 파는 건 눈으로 먹는 게 많기 때문에 인위적인 방법을 통해 예쁘게 보이도록 한다"면서 "이러한 인위적인 방법들은 쌈의 맛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귀농해서 성공한 쌈밥집…쌈채소 품질관리가 비결

윤 대표는 어린 시절 고향 예천에서 맛보았던 '부루'(상추의 방언)의 맛을 되살리려 노력했다. "어릴 적 예천에서는 상추를 '부루'라고 불렀다. 집 장독대 옆에 몇 포기 심어 놓은 '부루' 맛은 지금 마트에서 파는 상추에서 느낄 수가 없다. 그 맛을 찾으려고 무척 노력했고 똑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철학은 쌈 채소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에도 적용됐다. 그는 한 달 넘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육볶음과 주꾸미 볶음을 완성했는데, 이 역시 인위적인 맛을 빼고 집밥처럼 만들고자 했다. 초반에 지인들이 더 자극적인 맛을 권했지만, 그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가 조미료 팍팍 넣어 만든 식당밥 말고, 집밥을 만들고자 노력한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이만하면 성공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윤 씨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식당이 늘어나면서 윤 대표는 가족과 직원들에게 운영을 맡겼지만, 품질 관리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맹점처럼 바뀌긴 했지만, 가맹비며 이런 거 하나도 받지 않는다.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못 하면 언제든지 쌈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농가미가(農家味家)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농촌의 맛있는 집이란 의미다. 그는 지금도 가맹점을 원하는 10여 곳이 대기 중이라고 했다. 선뜻 내주질 못하는 것은 농장의 생산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


윤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잘 되는 식당보다는 잘하는 식당이 되고 싶다. 비슷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진정성이 '윤훈식 농가쌈밥'의 성공 비결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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