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마음의 평안함을 주는 등 다양한 이로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산업 기술이 발달하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녹지공간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의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을 깎거나 바다를 메우는 등 자연환경을 파괴해 왔기 때문이다. 산림청 산림임업통계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산림면적은 636만8천843ha였으나, 2020년 629만8천134ha로 감소했다. 비율로 따지면 2010년 국토 면적의 63.67%가 산림이었으나 2020년 62.72%로 10년 동안 0.95% 줄었다.
그 사이 이상고온 현상 등 기후변화도 심각해져 지구 환경도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마다 대응 방안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오염된 공간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보전이 중요한 이유다.
굴뚝 산업 대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전하고 가꾸며, 생태환경의 산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도시가 있다. 바로 청송군이다. 청송군은 생태관광의 메카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자연이 준 선물이라고 불리는 주왕산국립공원과 주산지가 있다. 이외에도 상습 침수 구역을 대규모 정원 단지로 탈바꿈하고 곳곳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자연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산소 카페 청송 열두 번째 이야기는 청송정원 조성 및 전통마을 숲 정비 등 생태환경 사업이다.
지역주민 함께 용전천변 꽃밭 일궈
예술·합창제 열어 문화공간 탈바꿈
유휴지는 생활숲 만들어 군민 힐링
산림정비조림사업은 일자리 제공도
◆새로운 랜드마크로 발돋움하는 '산소카페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 용전천변 일대에 조성된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2020년 개장했다. 봄에는 꽃양귀비, 가을에는 백일홍 단지를 조성해 청송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규모도 엄청나다. 13만8천㎡(4만2천평)에 이른다. 전면 무료 개방이어서 찾는 이들의 부담도 없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백일홍 단지로 지난해 가을에 찾은 방문객만 15만명에 달한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이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휴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휴식공간을 넘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장소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마다 꽃길 음악회, 청송예술제, 경북합창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청송정원은 청송군과 군민들이 함께 노력해 일궈낸 산물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이 이렇게 화려한 정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존 청송정원 부지는 태풍 등 집중호우 시 번번이 물에 잠겼던 상습 침수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청송군은 대책 방안으로 대규모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기로 하고 정원단지 조성에 나섰다. 먼저 제방고가 낮은 부분을 높이는 등 개량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대규모 정원단지를 조성했다. 올해도 지역주민들과 청송군새마을회 등 17개 단체가 참여해 봄·가을 꽃 조성을 펼쳤다. 그 결과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대표정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전통마을 숲 정비사업으로 경관 개선 및 쉼터 제공
청송군에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마을 숲이 곳곳에 분포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천면 중평마을 숲과 송강리 목계마을 숲이다. 지난해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두 곳 모두 수령 200년 이상의 소나무들이 빼꼭히 숲을 이루고 있다.
중평 솔밭은 마을 안의 이로운 기운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비보림의 전형이다. 이는 마을 밖에서 마을 안을 함부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한다. 또, 마을 주민과 여행객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목계마을 숲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청송 수정사의 한 스님이 이곳에 방풍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소나무를 심어 놓아야 액운이 돌지 않는다고 하여 소나무 숲을 조성하게 됐다고 한다.
청송군은 이처럼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지역 내 마을 숲에 고사목 및 수목을 제거하는 등 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파천면 신기리와 현서면 산촌리, 안덕면 신성리, 부남면 대전리 등 4곳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에서 힐링하는 솔빛정원과 청송자연휴양림
주왕산관광단지에 조성된 솔빛정원은 총 60억원이 투입돼 2021년 준공됐다. 솔빛정원은 청송을 상징하는 소나무의 선비정신과 도자문화 예술 등 지역 고유의 상징성을 담고 있으며, 조화로운 수목들로 사계절 내내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올해도 2억원을 들여 온실 내 500여 종의 선인장을 비롯해 수목을 식재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새로운 휴양문화 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청송자연휴양림은 1997년 개장한 후 관광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14동과 북스테이 복합 휴양관, 1동의 숙박시설이 있다. 특히, 숲속도서관에는 아동 및 일반교양 도서 1천여 권을 비치해 지역민들에게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청송군은 앞으로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춰 특별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휴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후된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공원 및 도시숲 등 생활숲 조성사업으로 자연친화 도시 '우뚝'
청송군은 해마다 진보객주공원(4천㎡)과 주왕산관광단지(1만5천㎡), 파천면 송강소공원(1만5천㎡) 등에 꽃양귀비와 황화코스모스 단지를 만들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추가로 청송읍 월막리 주왕산관광호텔의 유휴토지에 초화류 종자를 심어 아름다운 화원을 선보였다.
도시숲 등 생활숲 조성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군은 올해 6억4천만원을 들여 지역 내 도로변과 생활권 주변 유휴토지, 공공녹지 등지에 소나무와 느티나무, 자산홍 등을 식재하고 있다. 청송읍 소헌공원을 비롯해 9곳에 생활숲 조성을 완료했으며, 주왕산테마파크 및 백자전시관에도 수목 식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명품 숲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청송군은 이를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산소카페 청송군의 이미지를 제고해 관광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숲 가꾸기 및 조림으로 건강한 산림 자원 조성
산림을 경제·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국가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청송군은 숲가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의 경우 34억4천600만원을 투입해 공익림과 산불 취약지, 경제림육성단지, 산주 신청지 등에 큰나무 솎아베기, 조림지 풀베기, 넝쿨 제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림 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산림경영 목적과 시장요구에 부합하는 경제성 높은 대표 수종을 조림하고 수종 갱신 등을 통해 산림자원을 육성 및 관리하고 있다. 현재 벌채적지와 산불피해지 등 총 37㏊에 경제림 등을 조림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임업인들의 낮은 소득을 보전하고 임업·산림의 공익 기능 증진을 위해 2022년부터 임업직불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공산림가꾸기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된 이들은 주요 경관지 및 도로변과 생활권 주변 산림 정비 등을 펼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산림경영관리로 아름답고 풍요로운 숲으로 가꾸어 나가는 동시에 산림을 활용해 관광객을 유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면서 "진정한 쉼과 힐링 공간을 선사해 방문한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명품 산소카페 청송군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유병탁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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