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김밥축제의 성공 이어가려면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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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1  |  수정 2024-11-11 07:13  |  발행일 2024-11-11 제22면

[취재수첩] 김밥축제의 성공 이어가려면
박현주기자 (경북부)

경북 김천시가 기획한 '2024 김천김밥축제'는 이틀 동안 10만여 명이 운집하는 등 지역 축제 사상 유례없는 대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대표축제 발굴에 골몰해 온 시(市)의 해묵은 숙제가 풀린 셈이다.

김천김밥축제는 김천을 '김밥천국'으로 연상한, 다소간 엉뚱하기까지 한 MZ세대의 발상에서 비롯됐다. 이들 특유의 언어 감각이 김이나 쌀의 주산지도 아니며, 유명 브랜드 김밥 하나 없는 김천에서 김밥축제가 '대박'을 터뜨리게 한 것이다.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치러진 김천김밥축제에는 목표치보다 다섯 배나 많은 사람이 전국에서 참여했다. 이른 시간에 김밥이 동이 나고 교통난이 야기되는 등 혼란도 있었지만, 엄청난 성공에 들뜬 시민들 관심은 벌써 내년의 김밥축제를 향하고 있다.

조명숙 지역문화공동체 도시락(都市樂) 대표는 "일반적으로 지역축제는 그 지역의 자연·역사·문화적 자원 등을 기반으로 하지만, 김천김밥축제는 반대의 경우"라며 "김밥이 김천 고유의 음식도 아니고, 단지 '김밥천국' 줄임말이 '김천'이라는 역발상이 김밥축제 스토리가 됐고, 그 자체로 축제가 주목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많은 사람이 이번 축제에 보인 관심의 의미를 되짚어 볼 것"을 권유했다. 아울러 "김밥이라는 주제에 충실함으로써 차별성을 확보했는 지, 전반적인 축제 내용이 방문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정도로 충실했는지 등도 반드시 상기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천의 문화적 고유성이 담겨있지 않은 만큼 주제에 대한 더욱 신중한 해석이 요구된다고 했다. 참여자들이 김천김밥축제를 통해 찾고자 하는 문화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라는 주문이다.

노하룡 김천국제가족연극제 예술감독은 "김천과 김밥천국의 등식이 성립돼야 한다. 김밥거리를 조성하는 등 전국을 대상으로 '김밥천국' 이미지 확산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연중 '김밥 미슐랭 투어'를 통해 전국의 유명 김밥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게 하는 한편 국내외 인기 유튜버들에게 활동공간을 제공, 김밥 관광프로그램과 연계시키는 등의 다각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김밥축제 공간을 특정 시설에 국한할 게 아니라 강변, 전통시장 등으로 다원화하자고 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지역사회와의 연계성도 보완하라는 주문이다. 고유의 지역 정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인적 자산(전문가)을 투입함으로써 김천김밥축제의 영속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박현주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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