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구미 공연 안 열린다' -구미시, 대관 취소 결정(종합)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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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3  |  수정 2024-12-23 15:48  |  발행일 2024-12-24 제3면
탄핵 찬성 이승환 콘서트 두고 보수단체 반발

구미시 안전 우선 대관 취소 결정
이승환 구미 공연 안 열린다 -구미시, 대관 취소 결정(종합)
보수단체가 구미시청에 내건 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 현수막
이승환 구미 공연 안 열린다 -구미시, 대관 취소 결정(종합)
김장호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 관련 대관 취소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가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수 이승환의 '35주년 콘서트-HEAVEN' 대관 취소를 결정했다.

앞서 일부 보수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국회의사당 인근 탄핵 찬성 집회에서 무료 공연을 한 이승환 공연을 두고 '탄핵 축하 공연', '정치 선동 무대'라고 주장하며 구미시청 앞에서 콘서트 반대 및 (구미시) 대관 취소 요구 집회를 이어왔다.

이와 관련 23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시청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에 따라 이번 공연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일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전하면서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승환측은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 등의 정치적 언급을 했다. 또 20일 이승환 기획사 측에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라는 서약서 요청을 요구했지만, 이승환측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2차례 걸친 시민단체 집회와 공연 당일 전국 버스 동원 등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예정돼 공연 중 예측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 씨는 자신의 SNS에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보일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양측(보수, 진보) 충돌 및 시민 안전 우려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날 오전 9시 이 씨 공연 기획사 측에 대관 취소 공문을 발송했다. 시의 대관 취소는 표현의 자유 제한 논란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안전 문제는 과하다고 할 정도로 대응해야 한다"며 "가수 이승환 씨는 '정치적 선동 및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구미시 협조 요청에도 그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시장으로서는 시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구미시의 대관 취소 발표 직후 구미시청 자유게시판은 구미시를 향한 항의와 응원 글로 뒤덮였다. 항의 글은 '이틀 전에 일방적인 취소라니 극단적인 소수의 인원 때문에 다수의 국민이 피해를 보는 현 국가 행태의 축소판 같다.','누구나 자유롭게 공연하고 공연을 즐길 수 없는 구미','구미시가 왜 낙후되었는지 알 수 있는 단편적인 모습', '안전사고 걱정하다니, 구미시는 안전에 대한 대응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나요?' 등이다.

반면 응원 글은 '공연은 순수한 문화와 예술의 장이어야 한다.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나 발언이 개입되는 순간, 그것은 많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구미시는 공공의 이익과 조화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지, 특정 이념을 주입하거나 선동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등으로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한편 콘서트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 등을 통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사진=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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