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사상 최대에도 불안…정치가 경제 망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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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3  |  수정 2025-01-03 07:02  |  발행일 2025-01-03 제27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6천838억달러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를 비롯한 한 IT(정보통신), 자동차 호황 덕분이다. 특히 반도체는 인공지능(AI) 분야의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출액이 전년 대비 무려 43.9%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등 올해 우리에게 닥칠 대외경제 파고가 녹록지 않아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극도의 정치 불안이다.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한 정국 혼란과 국가 리더십 부재 상황이 경제회복의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해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국내 경제는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가 중소기업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내수 침체 탓에 자영업자는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우리 경제가 설상가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외국 자금 이탈과 수입 물가 상승이 극도의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더구나 수출마저 주춤할 개연성이 높다. 트럼프발(發) 고관세 악재가 현실화하면 올해 수출 증가율이 1%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몰고 올 '퍼펙트스톰'이 우려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극복하지 못하면 어렵사리 쌓아온 경제적 성과가 무너질 수도 있다.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치권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이라도 여야는 경기 부양과 민생 회복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뒷받침하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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