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 등록금 인상하나? 17년째 동결에 올해 '인상 카드' 만지작

  •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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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7  |  수정 2025-01-08 11:25  |  발행일 2025-01-08 제1면
지난해 연말 교육부서 2025학년도 등록금 안정화 위해 각 대학에 동결 요청

대구경북지역 대학들, 계명대 제외 2009년부터 등록금 못올려…운영 어려움 호소

2008년 경대 8.7% 인상 마지막, 영대 5..6%, 대구대 5.9%, 대가대 5.85%
지역 대학 등록금 인상하나? 17년째 동결에 올해 인상 카드 만지작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7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지역 대학들은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학사 운영에도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며 내심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국민대, 서강대 등 수도권 사립대 등은 올해 등록금을 인상키로 결정한 상태다. 지역 대학들은 눈치를 보며 속앓이만 할지 아니면 인상대열에 합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각 대학에 2025학년도 등록금 안정화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동결요청을 했다.

그간 교육부 지침 탓에 지역 대학들은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7년째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동결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역 대학들은 학교 운영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대구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노후시설 교체는 물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는데 재정 부족으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준 높은 교수진을 구성하고 싶어도 연봉 제안에 한계가 있다 보니 고급 인력은 금액 높은 연구소 등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등록금 인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앞서 수도권의 일부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다. 서강대는 지난해 12월26일 4.85%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고, 국민대도 지난 2일 4.97% 올리기로 했다. 연세대는 5.49%, 고려대도 5%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지역 대학들은 오는 3월 새 학기 전에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말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립대의 경우 매주 열리는 전국 10개 국립대학으로 구성된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에서 등록금 인상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출된 결과를 곧 교육부와 접촉해 전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대학 대부분은 2008년 등록금 인상 이후 동결 상태다. 당시 경북대가 8.7%를 올렸고, 영남대는 같은 해 5.6%, 대구대 5.9%, 대구가톨릭대 5.85% 각각 인상했다.

반면 대학의 등록금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2008년 5.7% 올렸던 계명대가 지난해 지역에서 유일하게 4.9%를 인상했다.

2010년대 들어 정부가 '반값 등록금' 정책을 추진하자 대학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1~2차례 등록금을 인하하며 재정적 고통을 겪어왔다.

지역 대학들은 늦어도 이달 안으로 자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등록금 인상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한국장학재단 규정상 등록금을 인상하면 그해 '국가장학금 유형2'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있다"며 "대학들은 국가장학금 지원 규모와 등록금 인상에 따른 차액을 저울질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대학들의 인상에 따라 지역 대학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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