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내일 '상설전' 막 올리는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

  • 임훈,이현덕
  • |
  • 입력 2025-01-15  |  수정 2025-01-15 08:34  |  발행일 2025-01-15 제25면
"대구경북 일원이 된 간송…늘 새로운 콘셉트로 시·도민에 다가설 것"
[토크 人사이드] 내일 상설전 막 올리는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이 지난 7일 미술관 내 박석마당에서 앞으로의 미술관 운영 방향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해 개관전 총 전시일 78일동안 22만4천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 고전미술 바람을 일으킨 대구간송미술관이 상설전 개막을 앞두고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16일부터 막을 올리는 상설전을 통해 소장 중인 고전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한편, 문화유산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종이류 유물 복원을 본격화해 지역과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자리잡는다는 구상이다. 이에 영남일보는 지난 7일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을 만나 지난해 개관전 성공에 대한 소감과 더불어 상설전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개관전 22만명 방문 놀라워
문화향유 목마름 작용한 듯
미술관 건축적 부분도 한몫
1호 관람객 등 기억에 남아

대구미술관과 협업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 일으킬 것
지류 유물복원 경험이 바탕
상설전 전시물 年 3회 교체


▶지난해 9월3일부터 12월1일까지 열린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료됐다. 초대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으로서 첫 전시를 마친 소감은.

"무엇보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예상을 넘어서는 관람객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관람객들의 편안한 관람과 문화유산의 안전을 위해 입장객 수를 일정 부분 제한했지만 현장 발권 입장객도 고려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미술관 내부에서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해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상설전에서는 좀 더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에 22만4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흥행에 성공했다. 개관전 흥행을 이끈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예상을 뛰어 넘은 흥행성적에 놀랐다. 그리 넓지 않은 전시 공간에 하루 평균 2천8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주신 가운데 전 연령대에서 고루 방문해 주셔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이러한 흥행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동안 문화유산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비수도권 국민의 문화 향유 수요가 작용한 듯하다. 여기에다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큰 규모의 미술관 개관이 없었던 점도 또다른 흥행요인이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대구간송미술관의 건축적 부분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토크 人사이드] 내일 상설전 막 올리는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과 관련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기억에 남는 관람객이 있다면.

"개관전 첫 날 미술관을 찾아주신 1호 관람객이 기억에 남는다. 자녀 양육을 마치고 생긴 여유시간을 활용해 미술관을 방문했다는 여성분이셨다. 또한 개관전 당시 대구와 서울을 자주 오갔는데, 동대구역에서 저를 알아보고 인사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참 감사했다.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대구간송미술관을 찾은 지인도 있었는데, 당시 택시기사 분으로부터 개관전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놀라웠다는 말도 들었다. 이 밖에도 다섯 번이나 개관전을 관람하신 분 등 다양한 관람객들이 기억에 남는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인접한 대구미술관과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 설명 부탁한다.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은 지리적으로 워낙 가까운 데다, 두 미술관이 사실상 한 장소에서 고전과 근현대 미술을 아우르고 있어 서로 협렵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고서화의 보존처리 부문에서 대구미술관과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이 함께 대구의 랜드마크로 떠오른다면, 김광석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 대구의 다른 명소 및 행사와 연계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특히 지역 학교와의 협업을 강조해 왔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구간송미술관이 지역 문화생태계의 일원이 된 이상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대구간송미술관이 보유한 유산을 교육에 활용해 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 한다. 특히 간송이 소장 중인 문화유산은 미술교육을 넘어 과거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다방면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류유물 수리복원' 능력은 대구간송미술관의 최대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간송만의 차별화된 지류유물 복원 노하우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간송의 지류유물 복원 노하우는 수많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몇몇 정부 기관과 사설 복원 업체 등이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지류유물을 복원하고 있지만 간송의 복원 기술도 타 복원 기관 및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류유물 복원은 유물 소유자와 상호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간송의 지류유물 복원 노하우는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쌓여온 것이기에 믿고 맡겨주시는 의뢰인들이 많다. 실제로 경북 안동의 유력 문중에서 지류유물 복원 의뢰를 많이 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16일부터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이 시작된다. 상설전 내용과 관련한 공식 발표 전이지만 개괄적으로라도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늘 새로운 느낌으로 관람객에게 다가선다는 콘셉트로 상설전을 진행할 것이다. 연중 몇 번을 방문하더라도 같은 전시가 아닌 다른 전시를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연간 3회에 걸쳐 상설전에서 선보이는 문화유산을 교체할 계획이다. 이는 간송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있지만, 문화유산의 보호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류유물의 경우 '적산조도'라고 해서 특정 기간 이상 빛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빛으로 인해 들뜬 그림 위의 분자들을 안정시킬 수 있다. 문화유산을 보호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상설전의 기본적인 방향이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대구시민·경북도민에게 새해 인사 부탁한다.

"지난해 개관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제 대구경북의 일원이 된 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 문화예술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역 사회와 소통을 강화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겠다. 요즘 대한민국이 여러 일들로 어수선하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란 희망도 품어본다. 대구간송미술관을 찾아주시는 관람객들이 전시 중인 문화유산을 통해 위로를 받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훈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현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