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대통령 체포보다 유혈 충돌 막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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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4  |  수정 2025-01-14 06:58  |  발행일 2025-01-14 제23면

경찰이 이번 주 내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와 경찰은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행 계획을 짜고 있지만, 체포영장 집행 의지는 강하다. 영장 집행 저지에 대한 내부 균열이 있다는 말도 들리지만, 영장 집행을 막겠다는 경호처의 입장도 현재로는 분명하다. 이 때문에 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찰과 경호처의 유혈 충돌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13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다치거나 물리적 충돌로 인한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당부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우리는 경찰의 합법적인 체포영장 집행을 지지한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되는 것보다는 스스로 걸어 나와,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 조사를 받는 것을 더 원하다. 안타깝게도 그걸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국가기관 간 충돌이 윤 대통령 지지 국민과 반대 국민 간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이다. 윤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윤 대통령 지지층과 반대층이 대치해 있다. 체포영장 집행과정에서 경호처와 경찰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윤 대통령 찬반 세력의 유혈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잘못하면 정치적·심리적 내전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들이 TV 화면을 타고 전 세계로 알려지면, 경제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국격(國格)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유혈 충돌까지 감수해가며 윤 대통령을 체포해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다.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윤 대통령 체포에 실패했더라도 경찰을 비난할 사람은 없다. 비난은 오로지 윤 대통령에게 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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