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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임시공휴일 날짜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대구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분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임시공휴일 날짜(27일 예정)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대구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분명했다.
13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14일 국무회의에서 임시공휴일 지정 안건이 최종심의 의결될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소상공인 등 일부에서 설 연휴 다음날인 31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쟁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대구지역에서도 임시공휴일로 27일과 31일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27일에 쉴 경우 제수용품 구매 겸 시장 나들이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며 27일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명절이 끝난 후 보상 심리 등으로 소비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으로 31일을 더 선호한다는 상인도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어차피 설 전까지는 시장 대목이라 27일에 임시공휴일을 해도 시장 상인들은 일해야 한다. 또, 대개 명절이 지나면 고생에 대한 보상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외식도 하고 선물도 사는 경향이 있다"며 "명절이 끝나면 시장도 다소 한산한데, 시장 상인들과 고객 모두 27일에 바짝 일하고 다 함께 31일 쉬면서 명절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지역 자영업자도 적지 않았다. 대구 중구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여·28·대구 중구)씨는 "동네 장사다 보니 구청과 병원 손님이 주된 고객인데, 공휴일 앞뒤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돼 연속으로 쉬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개 공휴일이 하루라도 있으면 그 주 매출의 3분의 1 이상 손해가 나게 된다"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설 임시공휴일이 27일이건 31일이든 매출이 줄어드는 건 매한가지라 막막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 역시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월말에는 정산 등의 이유로 무조건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곳도 있다. 그런데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서 강제로 쉬게 하니 일해야 하는 직원들에게 휴일수당 등도 챙겨주고, 기한 안에 물량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어 회사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회사의 사정에 맞춰 27일 혹은 31일에 자율적으로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운데 너무 '놀자판'으로 가는 건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게 없다"고 푸념했다.
지역 유통업계는 이 같은 임시공휴일 지정이 향후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명절에는 '용돈'을 받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소비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경향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명절 전날 임시공휴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라면서도 "정부가 내수 진작 차원에서 27일 임시공휴일을 발표한 만큼, 매출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업계 전반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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