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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 누군가 던져 놓은 흰 국화가 고요히 떠 있다. 친구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중학생 A군을 추모하기 위해 헌화한 것으로 보인다. |
대구 달성군 다사읍 한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열네 살 소년의 사연(영남일보 1월15일자 1·3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소년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15일 달성군에 따르면 중학생 A(14)군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인정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의사상자는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자신이 피해를 입은 이들을 기리는 국가제도다. 달성군은 현재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자료가 구비되면 대구시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의사상자로 인정 등록되면 국가적 예우를 받을 수 있다.
달성군은 이와 별개로 A군의 희생이 지역사회에 남긴 메시지를 더욱 빛내기 위해 'LG 의인상'도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A군의 의로운 선택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희생 정신이 널리 알려지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사고 당시 친구 4명을 구한 A군이 마지막까지 구하려 했던 다섯 번째 학생은 저체온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15일 오후 2시쯤 서재리 저수지 사고 현장에서 만난 A군의 또 다른 친구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친구 옷을 수거하기 위해 저수지를 찾게 됐다"며 "사고 당일 늦게 저수지에 도착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친구의 용기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