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름답고 가슴 아픈 희생, 그 숭고한 정신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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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7  |  수정 2025-01-17 07:02  |  발행일 2025-01-17 제27면

대구 달성군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친구 4명을 구한 뒤 숨진 한 소년의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동네 친구들과 얼어붙은 저수지에서 뛰어놀던 소년은 얼음이 갈라지면서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고 마지막 5번째 친구를 건져내려다가 물속으로 빠졌다. 그게 그 소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열네 살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져버렸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과 지역사회에선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소년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달성군은 소년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인정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의사상자로 인정 등록되면 국가적 예우를 받을 수 있다.

공동체라고 하지만 점점 각박해져 가는 게 현실이다. 경쟁적이고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가 되면서 나 외에 다른 이는 안중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의사상자는 공동체의 의미를 이어가게 하는 숭고한 존재다. 소년의 경우 자신의 생명을 던져 구조행위를 하다가 희생됐으니 실로 의로운 행위다. 온라인 추모글처럼 "열네 살에 친구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하다니, 진정한 영웅"이고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며 우리 사회가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저수지의 안전 관리 대응책도 서둘러야 한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저수지는 위험시설이다. 소중한 인명 피해가 없도록 관리 당국의 사전 점검 등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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