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외 여론전만 열올리는 여야…민생은 누가 챙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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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4  |  수정 2025-02-24 06:56  |  발행일 2025-02-24 제23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25일)을 앞둔 지난 주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진보-보수의 진영 대결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국론분열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이 보이는 행태는 한심할 따름이다. 국론 통합에 나서기는커녕 국민 편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 여야가 장외 여론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지난주 빈손으로 끝난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을 흐지부지 개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니 민생현안을 뒷전으로 미룬채 정략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지도부를 포함한 당 차원의 장외 집회를 개최한 건 3개월 만이다.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일까지 공세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이에 국민의힘도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당 차원이 아닌 개별 의원들이 장외 집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3·1절 대규모 집회땐 여당 의원들의 참여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야 정치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것 자체가 국가적 불행이다.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은 누가 책임지나.

여야가 장외 여론전에 뛰어든 속내는 뻔하다. 탄핵심판 선고 후에 펼쳐질 정국 상황에 대비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섰고 국민의힘도 사실상 대선 모드다. 탄핵 정국이 끝나기도 전에 조기 대선 정국이 펼쳐진 셈이다. 정치권이 온통 차기 대권에만 정신이 팔려있으니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을 누가 챙길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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