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경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선을 엿보다"...갤러리CNK, 이성경 개인전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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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6 19:10  |  수정 2025-02-27 11:10  |  발행일 2025-02-27
단정지을 수 없는 영역 탐구해온 이성경 '흐름선'展

4월12일까지...이중 프레임 활용한 30여 작품 선보여
[갤러리에서] 경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선을 엿보다...갤러리CNK, 이성경 개인전 개최
이성경 작가가 갤러리CNK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그동안 몰두해 온 '경계'에 대한 사유를 구체화하려 했습니다."

갤러리CNK는 오는 4월12일까지 이성경 작가의 개인전 '흐름선'을 개최한다. 2023년 대구미술관 청년특별전 이후 첫 개인전을 갖는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이중 프레임을 활용한 평면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명 '흐름선'은 이 작가가 천착해온 '경계'에 대한 시선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대립하는 대상 사이의 불분명하면서도 단정지을 수 없는 경계를 의미한다. 이 작가는 그동안 이중 프레임을 통해 대상이 유리창에 중첩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등 풍경을 관찰하는 독특한 시선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작가가 완성한 이미지는 2차원 평면에 구현돼 있지만, 마치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대상을 바라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선실에서 바라본 바다와 하늘의 모호한 경계, 건물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과 건물 내부의 중첩된 이미지, 차창을 스치듯 지나는 가을 숲의 전경 등 그의 작품 속 선들은 일정하지 않게 흔들리며, 겹치고 번지면서 미묘한 시각적 효과를 이끌어 낸다. 이 작가는 "이중 프레임 작업에 나서면서 시선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이어왔다. 다양한 시선을 하나의 화면에 넣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에서] 경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선을 엿보다...갤러리CNK, 이성경 개인전 개최
이성경 '또 다른 그림자 24-3'


[갤러리에서] 경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선을 엿보다...갤러리CNK, 이성경 개인전 개최
이성경 '바람 그림자 25-2'
[갤러리에서] 경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선을 엿보다...갤러리CNK, 이성경 개인전 개최
이성경 '포개진 풍경 24-2'
시간에 대한 깊은 고민도 투영돼 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각 개인에게 불현듯 다가오는 경험이나 감정을 풍경에 담아내려 했다. 이 작가는 "시간이 선형적으로 흐르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한다. 2차원 평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개의 시선을 함께 넣든지, 원경과 근경을 포개는 느낌으로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지와 크라프트지 위에서 목탄으로 작업한 그의 작품들은 몽환적 느낌도 선사한다. '종이'라는 소재가 지닌 포용력에 더해진 목탄만의 부드러운 질감은 여러 차원의 경계를 담아내기에 손색 없다. 또한 작품 속 풍경들은 이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에서 비롯됐지만, 사진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기술적 결과물로서의 '사진'을 참고한 것이 아닌 대상을 포착한 순간의 감각과 감정에 주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그림이라는 매체와 사진은 그 과정과 태도가 다르다. 두 매체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단지 내가 포착한, 미끄러지는 순간에 집중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갤러리CNK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이성경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경계'에 대한 사유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깊은 사색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월 휴관.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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