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세계적 권위 SF문학상 수상…삶의 본질 파고드는 13편의 스토리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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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8  |  수정 2025-02-28 09:02  |  발행일 2025-02-28 제19면

[신간]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세계적 권위 SF문학상 수상…삶의 본질 파고드는 13편의 스토리
세라 핀스커 지음/정서현 옮김/창비/528쪽/2만원

1년 동안 미국에서 출간된 가장 뛰어난 SF 출판물에 수여되는 '필립K.딕'상을 2020년 수상한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저자 세라 핀스커는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불리는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석권한 뒤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스타 작가로 급부상했다. 이 가운데 휴고상은 두 차례, 네뷸러상은 무려 네 차례나 수상하며 마르지 않는 상상력과 작품성을 증명해 왔다. 특히 이 책은 저자의 첫 소설집임에도 한 차원 높은 상상력과 밀도 높은 서사로 SF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중편 분량의 작품부터 네다섯 페이지 가량의 엽편에 해당하는 작품까지 총 13편 이야기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 권에서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이 관심을 받을 만한 이유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투하는 개성적 인물들에 있다. 우주여행, 멀티버스, 디스토피아 등 대중문화 전반에 익숙해진 SF 요소가 곳곳에 깔려 있지만, 세라 핀스커 특유의 휴머니즘을 통해 입체화된 등장인물은 여태껏 본 적 없는 매력을 선사한다. 첫 작품 '이차선 너비의 고속도로 한 구간'은 로봇팔 이식과 꿈 등을 소재로 삼고 있으며, 단순한 전개를 거부해 눈길을 끈다. 표제작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는 거대한 해양 재난이 벌어진 이후 멸망한 세계를 다룬다. '뒤에 놓인 심연을 알면서도 기쁘게'라는 작품은 개인과 사회에 가해진 폭력의 역사를 들춰낸다. 여기에다 '열린 길의 성모'나 '고독한 뱃사람은 없다' 등에서는 음악적 요소를 폭넓게 차용했다. 이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앨범을 네 장이나 발매한 저자의 이력과도 관련이 깊다. 이 책의 출간 당시 미국의 유명 서평 매체 '커커스 리뷰'는 "이 소설집은 거칠게 질주할 세라 핀스커의 문학적 여정의 상서로운 출발점"이라는 평을 남겼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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