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트럼프 외상증후군?

  •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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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5  |  수정 2025-03-05 07:06  |  발행일 2025-03-05 제27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욕 외교'에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개적 모욕을 준 모습이 TV로 생중계되자, 우방의 안보도 거래 대상이라는 그의 독선에 동맹국 수뇌부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트럼프는 자신을 '왕(king)'이라고 칭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맞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동맹국과 금융시장에선 'PTSD(President Trump Stress Disorder·대통령 트럼프 스트레스 징후)'라는 신종 용어가 회자된다. 기존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서 차용한 것이다. PTSD는 생명, 신체를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 질병이다.

트럼프의 행보는 멕시코만에서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가자지구, 캐나다, 우크라이나 전선까지 내뻗치며, 이젠 통제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거침이 없다. 특히 집권 1기 때보다 패권주의 욕구가 강력해진 탓에 그 충격과 파장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른바 우리가 알던 '친절한 미국'은 더 이상 없다. 광물 협정을 강요당한 우크라이나가 그 방증이다. 이렇다 보니 각국 정상들은 그의 폭탄 발언에 말려들지 않고, 대체로 로우키(low-key) 전략으로 대응한다. 후일을 도모하며 은인자중하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인 셈이다. 이들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되뇌며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를 학수고대한다. 트럼프의 레임덕이 오면 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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