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연 작
숲은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다. 추상화가 유지연에게 숲은 단순한 자연 풍경을 넘어 감정과 사유가 오가는 공간이다. 그녀에게 숲은 영감을 주는 장소이자, 작업의 뿌리가 되는 원천이다. 하지만 유 작가는 숲을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담아내지 않는다. 캔버스 화면에 드러난 그의 숲은 그저 초록빛만 머금고 있다.
유지연의 개인전 '緣 인연–숲'展(전)이 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1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적 색감과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숲의 생명력을 추상적으로 그려낸 유 작가의 평면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명 '緣 인연–숲'은 지리산에서 성장한 유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과 자연에 대한 애틋한 감정에서 비롯됐다.
전시작들은 붓 대신 손이나 나뭇가지, 튜브를 사용해 작업한 것들이다. 산책 중 우연히 발견한 나뭇가지로 작업을 진행한 것이 이 작업을 지속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나뭇가지로 한 작업은 붓으로 담아낸 기존 작업과는 표현기법 면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붓이 바르는 느낌이라면 나뭇가지는 붙이고 긁어내는 것이 주는 질감을 만들어낸다.
유지연 작가<유지연 작가 제공>
특히 유 작가에게 추상은 자연을 담는 최적의 방식이다. 색과 질감만으로도 자연이 주는 기운이나 떨림, 순간적인 인상들을 더 깊이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여기에다 초봄의 여린 연두빛과 복숭아꽃의 분홍빛, 겨울 아침의 희고 맑은 공기처럼 느껴지는 흰빛과 먹색은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려는 유 작가의 의도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탠다.
유 작가는 "이런 자연의 색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여운과 깊이가 남다르다. 나는 그런 색감에 애정을 갖고 있고, 작업 속에서도 그 감성을 최대한 차분하게 풀어내려 한다. 단순히 색의 조합을 넘어, 그 내부에 한국적인 정서, 여백의 미와 조용한 감정의 결까지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떤 형태도 존재하지 않는 비어있는 상태이지만 캔버스 전체가 꽉 차있는 느낌을 준다. 숲을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비울수록 채워진다는 것을 작품은 말하고 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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