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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넷플릭스 제공> |
사람의 관계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좋은 만남도 있지만 때로는 만나서는 안됐을 악연도 있다. 4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악연'은 만나지 말았어야 할 6명의 이야기를 각 인물의 입장에서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박해수, 신민아, 이희준, 김성균, 이광수, 공승연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이다. 코인 투자 실패로 빚에 쫓기는 '사채남'은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이 탐이 난다. '길룡'과 작당해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떠나보내려 하던 그에게 느닷없이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비슷한 시각 외과의사 주연은 신원 미상의 전신화상 환자를 앞에 두고 충격에 빠진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그 이름에 주연의 일상은 소리없이 무너져 내린다. 한편 성공한 한의사 '안경남'은 여자친구 '유정'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던 중 교통사고를 낸다. 사고를 은폐하려는 둘 앞에 전혀 생각지 못한 '목격남'이 등장하는데….
전작 '검사외전' '리멤버'로 개성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준 이일형 감독이 연출한 '악연'은 강렬한 시나리오만큼 높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인물표현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감독은 이번에도 각 인물이 내부에서 타오르는 욕망을 표출하고, 극한의 상황으로 치달아 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최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캐릭터와 상황 연출에 조금 더 중점을 둔 범죄스릴러물로 풀어보고자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감흥을 준 박해수는 한밤중 의문의 사고를 목격하는 '목격남'으로 돌아온다. 사고를 은폐하려는 안경남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악연의 고리에 빠져든다. 박해수는 "목격남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배경에는 과도한 욕심에서 시작된 욕망이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로 점점 악의 수렁에 빠지고, 폭주해 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아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의문의 여인 '외과의사'를 맡았다. 두 번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물과 재회하며 지난 상처를 마주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다. 신민아는 내면의 여러 감정들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감을 배가시킨다.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천만배우에 이름을 올린 김성균은 일자리를 잃고 옳지 않은 거래를 선택하는 '길룡'의 역할로 찾아온다. 어두운 느낌의 분장과 문신 등으로 캐릭터 변신을 예고한 그는 "매회 대본을 읽을 때마다 견고하게 잘 짜여진 전개에 감탄했다. 길룡이 겪는 악연은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에게 내려진 벌"이라고 강조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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