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열되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금융시장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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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8  |  수정 2025-04-08 07:08  |  발행일 2025-04-08 제23면
어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증시가 '블랙먼데이'로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5.57% 곤두박질쳤고,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하향 안정세를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급등세로 반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외국인 투자자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등 금융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트럼프 관세발(發) 전쟁이 실물 경제에 앞서 금융시장부터 강타하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증시에선 이틀 새 무려 6조6천억달러(한화 9천600조원)가 증발했다. 미국의 고율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응전, 글로벌 'R(경기 침체)의 공포'가 증폭된 탓이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무역적자 해결 전에는 협상을 안한다"며 관세 폭탄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중국 역시 항전 태세여서, 미·중 간 치킨게임 양상이다.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폭락 장세를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JP모건은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문제는 관세 전쟁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도 이날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고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되면 금융시장의 혼란이 실물 경제로 전염, 경기 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우선 관세 대응,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정부는 대선 정국에도 경제 리더십을 갖고, 미국을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경제, 민생만큼은 협치의 도리를 다하는 게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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