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불 진화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또 사망, 두고만 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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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8  |  수정 2025-04-08 07:07  |  발행일 2025-04-08 제23면
6일 대구 북구의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지난달 26일엔 경북 의성 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의성 사고 후 11일 만의 참사다.

연이어 일어난 사고 헬기는 모두 수십 년 된 노후 기체였다. 이번 사고의 헬기는 44년간, 의성 산불의 헬기는 29년간 사용한 헬기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통상 30년을 노후화 기준으로 삼는다. 노후화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진화 헬기의 노후화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2023년 기준 산림청 보유 헬기의 48대 중 31대는 20년을 초과했다. 또 가동률은 67% 수준이다. 고장, 정비 등으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헬기가 많은 것이다. 사망자가 70대 고령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산불 진화작업은 연기 속에서 방향을 잡아 물을 정확하게 투하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조종사의 높은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산불 발생이 잦아지고 대형화하는데, 산불 대응력은 이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역대 최악이었던 의성 산불만 봐도 산불의 파괴력을 알 수 있다. 인명, 재산, 문화재 등의 피해를 정확히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다. 큰불이 날 때마다 진화 헬기의 노후화, 조종사의 고령화, 소형 헬기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사후 대책은 흐지부지됐다. 헬기로 인한 참사를 언제까지 두고만 볼 텐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성능이 우수한 기종, 대형 헬기의 도입은 물론 조종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이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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