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권한대행이 그저께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소통을 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미 정상 간 직접 소통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대행 측은 "한미동맹 강화, 경제협력, 북핵 문제와 함께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에 대해 협의했다"고 했다. 미국 요청으로 첫 소통이 성사됐지만,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만만치 않다. 트럼프는 한 대행과 통화 이후 SNS에 '원스톱 쇼핑은 효율적'이라고 썼다. 한국과의 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관세와 연동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가 방위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그는 미 대선 당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며 방위비로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026년도 방위비 1조6000억원의 9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과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이 협정을 파기하고, 한국에 비용을 더 받겠다는 의도다.
결국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은 관세율 조정뿐 아니라 방위비 문제까지 걸린 고차원 방정식이 된 것이다. 우리 정부도 민감 국가 등 여러 이슈가 엮여 있는 상황인 탓에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여기다 어떻게든 협상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의 강한 압박도 부담이다.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끝나기 무섭게 방위비 문제를 제기한 것만 봐도 그의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와 맞서지 않고 협상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따라서 '핵심 이익 고수'라는 원칙은 지키되, 방위비 문제는 현실적인 외교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도 국익의 발목을 잡는 언동(言動)을 삼가야 한다.
트럼프가 방위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그는 미 대선 당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며 방위비로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026년도 방위비 1조6000억원의 9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과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이 협정을 파기하고, 한국에 비용을 더 받겠다는 의도다.
결국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은 관세율 조정뿐 아니라 방위비 문제까지 걸린 고차원 방정식이 된 것이다. 우리 정부도 민감 국가 등 여러 이슈가 엮여 있는 상황인 탓에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여기다 어떻게든 협상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의 강한 압박도 부담이다.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끝나기 무섭게 방위비 문제를 제기한 것만 봐도 그의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와 맞서지 않고 협상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따라서 '핵심 이익 고수'라는 원칙은 지키되, 방위비 문제는 현실적인 외교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도 국익의 발목을 잡는 언동(言動)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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